홍남기, 美 재무장관에 "韓 반도체 기업, 정보 요구 우려"

임성빈 2021. 10. 1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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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에 영업 정보 제공을 요구한 것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재무부 장관에게 한국 기업 우려를 공식 전달했다.

홍 부총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글로벌 공급망 교란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게 45일 이내에 반도체 재고‧주문‧판매 등 공급망 관련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업계는 내부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옐런 장관에 “지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구축된 양국 간 글로벌 공급망 협력 채널 등을 통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양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nclusive Framework)에서 결정한 디지털세 잔여 쟁점과 한국 내 이란 원화 자금 문제도 협력하기로 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보건·재무장관 간 연계를 통한 새로운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저소득 국가지원을 위한 빈곤감축 기금(PRGT) 규모 확대와 국제통화기금 내 신설을 중인 회복·지속가능성 기금(RST) 등에도 동반 참여한다. 옐런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기후 변화 대응에 신흥국 참여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과 녹색기후기금(GCF)의 주도적 역할을 요청했다.

한편 같은 날 홍 부총리는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도 참석했다. 미국·중국·브라질에 이어 4번째 발언자로 나선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백신 부족에 따른 저소득국 경제 회복 지연과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선진국 성장세 둔화 등 이중고를 지적하며 IMF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홍 부총리는 최근 경제·금융 환경과 시장 흐름이 급변하는 가운데 정책 대응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며, 각국 여건에 맞는 IMF의 정책 권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특히 “자본 변동성 완화를 위해 전통적인 거시정책 외에 거시건전성조치 등을 고려하는 ‘자본유출입 관리에 대한 IMF 공식 입장(IV)’을 기대한다”며 “통합적 정책 체계(Integrated Policy Framework) 논의 등을 포함한 탄력적인 정책권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위한 저소득국 지원, 회원국의 그린·디지털 경제로의 구조 전환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IMFC는 “세계 경제 회복세가 여전하나 국가 간 백신 공급과 정책지원 차이로 인해 불균등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평등한 백신 공급, 탄력적인 정책조정, 구조 전환 가속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각국 정책 여력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정책조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한 중기재정운용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가 목표치를 벗어나는 경우 적절하게 대응할 것에 합의하고, 국가 간 부정적 파급효과 완화를 위해 명확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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