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열이형TV'도 나왔던 서민 "尹에 실망, 추미애씨 사과드린다"

허진 2021. 10. 1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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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단국대 교수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이른바 ‘조국 흑서’(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검찰 수사를 비판한 이른바 ‘조국 백서’(검찰개혁과 촛불시민)에 맞서 펴낸 책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등 조국 흑서 저자들은 이 책의 발간을 전후로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하지 않는 진보 진영을 비판했고, 대표적인 ‘탈(脫) 진보’ 인사로 여겨지게 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국 전 장관 수사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받게 됐고, 결국 지난 3월 4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자 이들은 윤 전 총장의 ‘비판적 지지자’가 됐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평가다. 공개적·적극적으로 지지를 천명하진 않았지만 여야의 다른 대선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윤 전 총장에게 후한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하기 직전인 지난 6월 20일 진 전 교수가 “윤 전 총장은 공정의 상징이 돼버렸다. 국민들 염원이 윤석열이라는 인격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발언한 게 대표적이다. 다만 그 때도 “(공정에 관한) 실질적 메시지가 안 보여 불안한 상태”라는 전제를 달며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그런데 최근 조국 흑서 저자들이 윤 전 총장에게 실망감을 드러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들 중 서민 교수는 상대적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윤 전 총장을 지지하고 최근 윤 전 총장 캠프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석열이형 TV’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 서민 교수는 지난 14일 윤 전 총장이 지난해 12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 2개월’ 징계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패소하자 자신의 블로그에 ‘[충격] 윤석열 정직은 정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이 판결은 내게 충격이었다. 기차 안에서 이 소식을 확인한 뒤 난 한동안 멍해 있었고 허공을 쳐다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적었다. 그러고는 “(징계 사건이 벌어졌을 때) 대검을 비롯한 다른 검사들이 일제히 윤 전 총장의 편에 섰던 것은 이게 오랜 세월 내려왔던 관행이었음을 암시해 준다”며 “그렇다고 해서 윤 전 총장이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윤석열이 다른 총장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그를 특별히 더 존중해줘야 할 이유는 사라지는 법이니 말이다”라고 썼다.

‘조국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진중권 전 교수, 김경율 회계사(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강양구 과학전문기자 겸 지식큐레이터 등의 대담집으로 조국 사태나 586세대 등을 비판하면서 현재의 진보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지난해 9월 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 뉴스1


“윤 전 총장이 판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에게 사과 메시지를 내주길 바랐다”는 서 교수는 “정치 선언 이후 윤 전 총장, 아니 윤 후보에 대해 수많은 공격이 쏟아졌다. 그 대부분이 치졸한 모략이었기에, 일부 아쉬운 대목은 있었어도 윤 후보에게 실망한 적은 없다”며 “그런데 이번 판결에 대한 반응을 보며 그에게 처음으로 실망한다”고 했다. 서 교수는 그러면서 “존재감 없는 1인에 불과하지만, 이제라도 윤 전 총장 징계에 앞장섰던 이들에게 사과드린다”며 “추미애씨, 이 건에 한정해서, 욕한 거 사과드린다. 제가 그땐 몰랐는데, 윤 전 총장이 검찰권을 남용했었군요”라고 적었다. 이 글을 끝맺으면서는 ‘#대선에서 윤 후보가 이길 수 있을까 갑자기 걱정된다’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 때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온 게 드러난 뒤 무속 논란이 이어졌을 때는 다른 이들의 비판도 나왔다.

진 전 교수는 “조선 왕조에서도 왕궁에서는 주술을 금했다. 정치가 장난인가. 그렇게 절실하면 각 캠프에서 아예 돼지머리 상에 올리고 대권 기원 고사를 지내든지”라고 쓴소리를 했다.

권경애 변호사는 “王(왕)자에서 나기 시작한 ‘조국기 부대’ 냄새”라며 “당사자: 거짓 해명, 아파트 할머니 둥절. 캠프: 지적하는 상대의 잘못 끌어다 덮기. 지지자: 맹렬히 퍼나르며 전투에 임함”라고 조 전 장관과 윤 전 총장을 비교해 글을 썼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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