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열기, V-리그가 이어간다

김찬홍 2021. 10. 1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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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연맹(KOVO).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배구 시즌이 돌아온다. 

‘도드람 2021~2022 V-리그’가 오는 16일 오후 2시 남자부 대한항공 점보스와 우리카드 WON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 장정에 들어간다. 여자부는 같은날 오후 4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8월 막을 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이 4강에 오르며 프로배구를 향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개막을 앞두고 올 시즌 V-리그의 변경점을 비롯해 리그 판도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지난 9월 공식 창단식을 가진 AI페퍼스.   프로배구연맹(KOVO).
◆ AI 페퍼스 공식 창단… 여자부도 7구단 체제

여자부에는 10년 만에 신생팀이 창단했다. 광주를 연고지로 하는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가세로 남녀부 모두 7개 구단 체제로 시즌을 맞이한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4월 이사회를 통해 제7구단으로 프로배구에 합류했고, 5월에는 광주와 연고지 협약을 체결했다. 감독직에는 ‘2012 런던 올림픽’ 4강 주역인 김형실 전 배구 여자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신생구단 혜택으로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얻은 AI페퍼스는 트라이아웃에서 최대어로 꼽힌 바르가를 지명했다. 이후 특별지명을 통해 기존 구단들로부터 이한비, 이현, 지민경, 최가은, 최민지 등 선수 5명을 데려왔고, 미계약 FA 하혜진과 실업팀 양산시청에서 활약하던 세터 구솔 등을 영입했다. 이외에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7명의 신인 선수를 선발하면서 선수단 구성을 마쳤다.

AI페퍼스가 합류하면서 기존 여자부의 팀당 경기 수가 30경기에서 36경기로 늘어났으며, 남자부와 동일하게 7개 팀이 총 126경기를 진행하게 됐다. 또한 기존에 없었던 3·4위간 준플레이오프 실시로 포스트시즌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경기 요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시즌 월요일과 목요일에 휴식을 갖던 여자부는 올 시즌에는 월요일을 제외한 주 6일 팬들을 찾아간다.

한편 AI페퍼스는 오는 19일 오후 7시 안방인 광주염주종합체육관에서 KGC인삼공사와 역사적인 첫 홈경기를 치른다.

지난 8월 열린 컵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우리은행 WON.   프로배구연맹(KOVO).
◆ 어우우? 어우G?

남자부는 기존의 2강 체제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우리카드는 건재하다. 신영철 감독의 지도로 팀 조직력이 무르익어 우승의 적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제까지 부족했던 경험도 지난 시즌에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메웠다. 시즌 전 열린 코보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우승팀인 대한항공은 변경점이 많다. 먼저 V-리그 역대 최연소 감독인 토미 틸리카이넨(34)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팀 내 최고참인 한선수와 유광우 보다 두 살 어리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기존의 파괴력 있는 배구에서 스피드 배구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선수단이 감독의 색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게 급선무다. 

주포 정지석의 이탈도 고민거리다. 정지석은 최근 데이트 폭력과 불법 촬영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현재 팀 훈련에서 제외된 상태다. 대한항공은 법적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정지석을 빼고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정지석의 빈자리를 메우는 게 대한항공의 최대 숙제다.

상위권을 위협하는 팀으로는 한국전력 빅스톰이 손꼽힌다. 지난 시즌 박철우와 신영석이 합류하면서 5위로 시즌을 마감한 한국전력은 올 시즌을 앞두고 소집 해제된 서재덕이 복귀했다. 여기에 V-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외인 다우디 오겔로가 합류하면서 짜임새 있는 선수 구성을 마쳤다.

뛰어난 외인을 보유한 OK금융그룹 읏맨과 KB손해보험 스타즈도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OK금융그룹은 과거 삼성화재에서 3시즌 연속 최우수선수에 오른 레오를 앞세운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득점왕 케이타와 봄배구에 도전한다. 

지난 8월 열린 컵대회에서 우승 후 세리머니를 펼치는 현대건설 배구단.   프로배구연맹(KOVO).
여자부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최초로 컵대회·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3관왕을 달성한 GS칼텍스는 오프시즌에 우승 주역 러츠와 이소영(KGC인삼공사)가 다른 팀으로 이적해 전력 공백이 생겼다. 그럼에도 컵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강호다운 전력을 뽐냈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GS칼텍스의 아성을 넘본다. 지난 시즌 최하위 불명예를 겪었지만 강성형 전 대표팀 코치가 감독직을 맡은 뒤 빠르게 회복 중이다. 지난 8월에 열린 코보컵에서 GS칼텍스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 시즌 디우프 ‘몰빵 배구’로 한계를 드러낸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챔프전 MVP 이소영을 영입하면서 10년 만의 대권 도전에 나선다. 서남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IBK기업은행 알토스와 경험이 풍부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도 올해 우승 경쟁에 나선다. 김연경(상하이)과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모두 떠난 흥국생명과 신생구단 AI페퍼스는 5개 팀보다는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 8월 컵대회에서 도입된 주심 셀프 비디오 판독.   프로배구연맹(KOVO).
◆ 더 정확하고 안전하게

올 시즌부터는 주심의 요청으로 셀프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게 됐다. 셀프 비디오 판독은 랠리 종료 시 주심이 최종 판정을 하기에 불명확한 상황이라 판단될 때 시행하는 규칙이다. 기존에는 양쪽 구단의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었으며, 양쪽 구단이 비디오 판독 요청 횟수를 모두 소진한 뒤 모호한 상황이 나오면 주심이 부심과 선심을 불러 모아 의견을 묻는 합의 판정을 해왔다.

코보컵에서 첫 시험 적용된 주심 셀프 비디오 판독은 기존의 합의 판정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판정이 가능했으며 시행 전 우려했던 팀 간 형평성 적용 여부도 큰 문제없이 진행됐다. 프로배구연맹은 셀프 비디오 판독의 도입으로 매끄럽고 원활한 리그 운영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볼 리트리버와 퀵 마퍼 운영도 재개된다. 볼 리트리버는 서브를 위해 선수에게 공을 건네주는 역할을 하며, 퀵 마퍼는 바닥을 닦는 역할을 담당한다. 코보컵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영향으로 구단 스태프들이 볼 리트리버와 퀵 마퍼 역할을 대신했었는데, 정규리그에서는 8명으로 인력으로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프로배구연맹은 올 시즌에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선수단과 관계자 간의 경기장 내 동선 분리, QR코드를 통한 경기장 방문 인원 관리, 의심 환자 발생 시의 매뉴얼 구비 등 철저한 스포츠 방역 시스템으로 안전하고 원활한 리그 운영에 만반의 준비를 한다는 구상이다.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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