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기본, 그걸 다루는 인간 역할 고민..새 학과 만든 이유죠"

문현경 입력 2021. 10. 15. 00:03 수정 2021. 10. 15.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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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교양 교육 강조 한균태 경희대 총장


한균태 총장은
경희대학교는 인문학과 교양 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온 학교다. 2011년 설립한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인문학 연구와 교육의 상징이다. 많은 대학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실용학문 중심으로 수업 구성을 재편하던 흐름과는 다른 방향이었다.

한균태(66) 총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한 지금도 교양 교육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희대는 첨단산업 관련 3개 학과를 신설하는 등 미래과학 수요에 대응하고자 하면서도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통해 세계시민 교육을 계속하고 있다. “교양과 전공은 서로 조화를 이룰 때 둘 다 의미를 갖는다”고 말하는 한 총장을 만나 대학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Q : 10주년을 맞은 후마니타스 칼리지에 대한 학교 안팎의 평가는.
A : “2011년 출범 당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기업에선 대학생을 채용하면 재교육을 해야 한다면서 실용 및 전문 교육을 요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희대는 교양에 대한 개념을 재정의했다. 우리는 교양을 ‘지적 장식품’이 아니라 ‘교육이 도달해야 할 최고의 높이’로 본다. 전공은 교양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학생들이 전공 분야에서의 탁월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공동체의 성원, 세계시민으로서 능력과 책임감을 갖출 수 있도록 한다.”

Q : 사회와 교육 환경이 급변하는 현재에도 그런 가치는 유효할까.
A : “미래 세대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과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교양 교육의 시대사적 역할은 오히려 더 엄중해졌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는 새로운 변화와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문명사적 대전환의 요구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기존에 있던 과목 중 중핵 교과를 ‘빅뱅에서 문명까지’로, 시민 교과는 ‘세계시민 교육’으로 확대 개편하는 등 재도약을 해 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려워진 화훼 농가 돕기, 디지털 성범죄 예방 활동,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보건의료 지도 제작 등 세계시민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본다.”

Q : 2022학번 신입생을 뽑는 3개 첨단학과를 신설했다.
A : “경영대학 빅데이터응용학과, 생명과학대학 스마트팜과학과,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학과다. 빅데이터응용학과는 인공지능과 경영학을, 스마트팜과학과는 원예생명공학과 스마트 기술을 융합했다.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어떤 학과를 신설할지 보직자들과 논의를 했는데 결국 인공지능(AI)은 기본 상수로 두고, 기계를 다루는 건 인간이니 인간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세 학과 모두 인간 중심의 후마니타스 정신을 기반으로 관련 분야 지식을 융합해 상상력·창의력·실천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Q : 최근 영국의 대학평가에서 경희대의 논문 관련 점수가 크게 올랐다.
A : “세계대학평가에서 연구 논문의 상대적 피인용 지수가 국내 종합대 4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교수당 논문 점수도 크게 올랐다. 논문의 질과 양이 동반 성장한 것이다. 연구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좋은 연구자를 초빙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빅데이터 활용 분야를 비롯해 지능로봇, 머신러닝, 데이터 사이언스, 차량 인터넷(IoV) 등 차세대 기술 분야의 젊은 연구자를 채용한 이유다. 또 우수 연구자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는 경희 펠로우 제도도 대학 본연의 책무인 연구에서 지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

Q : 학교 밖과 함께하는 연구에서는 어떤 성과가 있었나.
A : “2011년부터 준비해 온 연계 협력 클러스터 중 바이오·헬스와 미래과학 두 클러스터가 가장 활발하다. 바이오·헬스 클러스터에서는 생명과학 및 헬스케어와 의공학 분야를, 미래과학 클러스터에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환경, AI와 빅데이터, 혼합현실 등을 다룬다. 최근에는 미국 국립암센터(NCI)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제 암 유전 단백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 척추 손상 환자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 이전 협약, 암 대사 특성을 억제하는 표적 항암물질에 대한 원천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고, 산학협력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공동개발, 기억력 개선 소재 공동개발 연구 등을 하고 있다.”

Q : 최근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20·21학번을 만난 것으로 아는데, 어땠는가.
A : “입학 이후 지금까지 대학생다운 생활을 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지난해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강조한 대학 운영 기조 중 하나가 소통이었던 만큼 Z세대인 신입생들과 대화를 나눠 이를 대학 정책에 반영하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 모교 출신의 선배이자 32년 간 교수로 재직하다가 총장으로 선출돼 대학을 운영하며 느낀 점을 전달하려 노력했다. 지난 학기부터 ‘미래대학 준비위원회’를 꾸려 행정 체계와 교육 방법 등 대학 전 분야를 망라한 의견을 모으고 있는데, 학생들과의 대화는 미래세대를 위한 대학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 한균태 총장

「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신으로 현대경제일보(현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일했다. 유타주립대에서 언론학 석사, 텍사스주립대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88년부터 경희대 신문방송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언론정보대학원장, 정경대학장, 서울부총장, 대외협력부총장 등을 거쳤고 지난해 경희대 최초의 직선제 총장으로 당선됐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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