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인류의 미래.. 부패·분열 극복해야" 임헌영의 충고

김남중 2021. 10. 1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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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 만 80세에 새 책을 냈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묻고 임 소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한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이다.

임 소장은 2005년 출간된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의 대화록 '대화'를 떠올리며 이번 책을 만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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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와 문답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 펴내
"진보는 따로 세력이 있는게 아냐
역사의식 '최대공배수' 찾아볼 때"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 13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린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 출간 간담회에서 얘기하고 있다. 오른쪽은 대화록으로 구성된 이번 책에서 임 소장에게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맡은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 한길사 제공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 만 80세에 새 책을 냈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묻고 임 소장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한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이다.

임 소장은 13일 서울 중구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간담회를 갖고 “말년이 되면 쓰고 싶은 글을 쓸 줄 알았는데 아직도 그런 시간을 낼 수 없었다”면서 “내가 직접 쓰겠다는 욕망을 내려놓고 대화집 한 권만 남기자는 심정으로 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옆자리에 앉은 유 교수가 말을 받았다. “종축으로는 선생님의 생애가 흐른다. 그런 점에서 임헌영의 자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횡축으로는 많은 사건과 인물이 호출된다. 문학인들, 정치인들, 사상가들…. 그런 점에서는 임헌영의 한국 근대사 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다.”

책은 정치·사회사, 민주화운동사와 통일운동사, 한국문학사를 아우르며 역사에 대한 통섭적 접근을 시도했다. 인간과 문학과 정치를 교차시키며 현대사를 풍요롭고 개성적인 시각으로 읽어낸다.

임 소장은 “통섭인문학이란 말이 유행한 지 오래됐지만 그 속에 사회와 정치는 없었다. 그걸 이번에 다 넣어보고 싶었다”면서 “내 생애를 간략히 말하고 그 시기의 역사적 격변과 정치적 이슈, 사람들을 넣었다”고 말했다.

또 “국민 사이에 역사의식의 격차가 빈부격차보다 더 크다. 더 격렬하고 더 무섭다”면서 “역사의식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공배수를 찾아보자, 그게 이 책이 노리는 초점”이라고 덧붙였다.

임 소장은 문학평론가이자 운동가로 평생을 살아왔다. 문인간첩단 사건과 남민전 사건으로 두 차례 복역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함께 역사문제연구소를 창립했고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주도했다.

유 교수는 “임헌영은 우리 시대를 총체적·통시적으로 조감할 수 있는 한국의 많지 않은 지식인 중 한 명”이라며 “특히 진보적 관점을 가진 역사 해석이나 증언으로선 최근에 거의 유일한 책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2005년 출간된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의 대화록 ‘대화’를 떠올리며 이번 책을 만들었다고 했다. 당시엔 임 소장이 리 전 교수에게 질문을 던지고 구술을 받아 정리하는 입장이었다. 임 소장은 “‘대화’가 리영희 선생 개인 이야기에 집중돼 있다면, 내 책은 여러 주제에 대한 의견을 많이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영희에 이어 임헌영의 대화록을 출판한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리영희 선생님이 뇌일혈로 쓰러져서 글을 못 쓰니까 말씀이라도 남기자 해서 만든 게 ‘대화’라는 책이었다”며 “그 책하고 이 책이 연속되고 보완되는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임 소장이 책을 통해 강조하는 것은 진보라는 가치다. 그는 “인류가 나아갈 길은 진보밖에 없다. 진보는 인류의 영원한 미래이며 희망이고 사람다운 삶을 보장한다”면서 “진보는 따로 세력이 있는 게 아니다. 보수도 합리화되면 진보가 되고 진보도 부패하거나 무능하거나 분열하면 보수가 된다”고 했다.

책은 나이 든 세대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지만 젊은 독자도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유 교수는 “젊은 세대가 20세기 전체를 관통하는 이 이야기를 알았으면 좋겠다”며 “대화록이라서 읽기도 쉽다”고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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