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성남도공 설립 때도 '대장동 수익률' 29% 예상했다

박건 입력 2021. 10. 14. 17:40 수정 2021. 10. 1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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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민간사업자들이 큰 이익을 얻은 배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성남도시개발공사라는 공공 개발기관이 있었다. 성남시는 지난 2012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에 부정적인 시의원들을 설득하고자 향후 진행될 개발 사업의 예상 순이익과 수익률 등을 정리한 문서를 작성했다. 개발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가 반영돼 있었지만, 민간사업자 입장에선 개발 사업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셈이었다. 그런 개발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대장 도시개발구역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명의로 작성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의견 청취안’에 따르면 성남시가 2012년에 자체 추산한 대장동 개발 사업의 예상 순이익은 약 3137억원이다. 투자 대비 예상 수익률은 29.2%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난 5년간 평균 매출액순이익률이 11.5%인 점을 고려하면 통상적인 공공개발 수익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당시 성남시가 대장동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지사가 “대장동 사업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이라고 해명한 것과도 배치된다.

이 문서에는 대장동보다 먼저 추진된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의 예상 순이익과 수익률도 담겨 있다. 위례신도시 사업은 천화동인 4·5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의 가족이 민간사업자로 참여해 13.5%의 지분으로 분양 수익의 절반인 약 150억원을 배당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2012년 성남시는 이 사업의 순이익을 약 1105억원, 수익률은 19.7%로 추산했다.

2012년 성남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의견 청취안 중 일부. 대장동 사업의 예상 순이익과 수익률이 적혀 있다. 출처 성남시의회

전문가들은 당시 성남시가 예상한 수익률이 공공개발이라는 기준에 비춰봤을 때 과도하게 높다고 지적했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공공개발 사업은 대개 수익률이 10%를 넘지 않는 게 보통”이라며 “불가피하게 수익률이 20%를 넘게 되면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거나 임대주택 비율을 확대하는 등 공공에 환원할 수단을 적극적으로 찾았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초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확보하기로 한 임대주택 비율은 계획 변경 과정에서 절반 이상(15.29%→6.7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가 공공개발 사업에서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해놓고 초과 이익 환수 등 조치에는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수사 당국도 성남시에 배임 혐의가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7일 성남시 문화도시사업단 도시균형발전과 자료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은 최근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통해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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