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 받은 여배우의 일상, 홍상수가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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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일했던 한 여성이 돌연 한국을 떠났다가 돌아왔다.
왜 떠났고, 왜 돌아왔는지에 집중하는 게 아닌 그 주변에 존재하며 특정한 영향을 주려는 인물을 하나씩 제시한다.
최근 홍상수 감독의 작품처럼 이 영화에도 우연과 우연을 가장한 필연, 그리고 거기에 감독만의 상상력이 가미돼 있다.
정옥을 지배하는 감정이 서운함이라면 상옥은 그런 동생을 건조하게 대하지만 정옥이 잠들어 있거나 하는 순간엔 그 누구보다 애잔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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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필 기자]
▲ 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 관련 이미지. |
ⓒ 영화제작전원사 |
홍상수 감독의 스물여섯 번째 장편 <당신 얼굴 앞에서>는 업계를 떠났던 상옥이라는 배우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왜 떠났고, 왜 돌아왔는지에 집중하는 게 아닌 그 주변에 존재하며 특정한 영향을 주려는 인물을 하나씩 제시한다. 상옥의 동생 정옥(조윤희)과 그의 조카 승원(신석호), 그리고 영화감독 재원(권해효) 등이다.
▲ 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 관련 이미지. |
ⓒ 영화제작전원사 |
한편 재원은 상옥에 대한 사심이 있다. '소설'이라는 술집에서 중국 음식과 함께 고량주 너댓 병을 해치우던 중 상옥은 자신의 비밀을 재원에게 알린다. 다름 아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데, 이 말을 들은 이후 보이는 재원의 행동이 영화의 백미다. 일상의 평온함을 깨면서 어떤 설렘을 주기도 하는 일련의 일들이 상옥에게도 하나의 자극이 된다.
이처럼 <당신 얼굴 앞에서>는 식상하거나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가장 심심하게 구성해 놓았다. 마치 원재료에 특별한 양념은 자제한 채 재료 그대로의 식감과 맛을 살린 듯한 선택같다. 홍상수 감독은 일상에 빈번한 우연에 상상력을 덧대 자기만의 세계를 관객에게 제시해 왔다. 이번 영화 또한 그렇다. 격정적 감정의 파고가 없어도 혼자 허탈하게 웃거나 조용히 울지라도 특별한 것은 특별한 것이다.
한줄평: 우연을 가장한 필연의 열거. 일상의 동요를 포착하다
평점: ★★★☆(3.5/5)
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 관련 정보
제작/각본/감독/촬영/편집/음악: 홍상수
제작실장: 김민희
출연: 이혜영, 조윤희, 권해효 등
제작: ㈜영화제작전원사
배급: ㈜영화제작전원사, 콘텐츠판다
해외배급: ㈜화인컷
상영시간 : 85분
관람등급 : 15세이상관람가
개봉: 2021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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