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MMORPG의 시작 '리니지', 왜 유저들은 열광했나?

조학동 2021. 10. 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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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PC용 온라인 게임의 대중화를 연 작품이자 서비스의 역사가 곧 한국 게임 산업의 역사인 게임. 바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의 '리니지'에 붙는 수식어다.

'리니지'는 1998년 서비스 15개월 만에 국내 최초로 온라인 게임 100만 회원 시대를 열었으며, 단일 게임 최초로 2016년 누적 매출 3조 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게임 산업에 유례없는 족적을 남겼다.

이후 '리니지2', '리니지 리마스터'를 거쳐 엔씨(NC)는 오는 11월 4일에 '마지막 리니지'를 표방한 '리니지W'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리니지'가 열어젖힌 PC 게임의 역사는 23년 뒤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PC용 온라인 게임의 역사를 써 내려 간 게임 '리니지'

1998년 9월, 게임 업계에 역사를 세우다

1998년 9월, '리니지' 1차 테스트부터 국내 게임 시장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리니지'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면서 국내 최초로 동시 접속자 500명을 달성했다. PC방에서 특히 큰 인기를 누렸다.

이러한 '리니지'의 선전에는 이유가 있었다. 당시는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초반의 선점 효과도 있었지만, 다년간 김택진 대표의 지휘 아래 담금질되어 온 '리니지'는 인기를 얻을 만한 자격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3D로 작업한 후 2D로 변환하여 차별화를 꾀한 '리니지'

먼저 '리니지'는 그래픽을 3D로 작업한 후 2D로 변환하여 활용해 동시대의 MMORPG들보다 우수한 퀄리티를 낼 수 있었다. 2D이기 때문에 여러 방향에 맞추어 동작이나 그래픽 효과를 활용하다보니 용량이 커졌지만 이를 최적화 하기 위한 작업도 잘 병행됐다.

또 적어도 1~2시간 이상은 접속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배경 색을 눈이 피로하지 않게 몇 번이나 조정했고, 게임 내 자원의 관리 및 서버 이상을 대비해 수십 명의 인원을 배치하여 실시간으로 서버 로그를 체크하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돌아다니는 펫 하나라도 모두 복원시켜 줄 정도로 신경을 기울였다.

PC방에서의 큰 인기로 국민게임 반열에 올랐다

PC방에서 만난 사람들은 연일 '새로운 경험'에 환호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만 해도 게임이란 컴퓨터로 미리 만들어진 세계를 주인공이 돌파해 나가는 것이 전부였는데, 수백 명의 실제 사람들이 각기 다른 행동을 하며 서로 연결되는 과정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줬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의 동맹, 일상생활과 다름없는 그들만의 계급과 규칙, 그리고 빈부 격차가 생겨나면서 '리니지'는 명실상부한 사이버 세상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택시를 타도 '리니지' 얘기를 하며 어울리는 기사와 승객이 눈에 띌 정도였고, 결혼하는 커플이 생기는 등 여러 사회화 현상이 나타났다.

'리니지' 내에서 진행된 결혼식

누적 매출 5백억 원을 훌쩍 넘기고 1천억 원을 향해가던 엔씨(NC)는 결국 2000년 6월에 코스닥 증권 거래소에 상장되면서 기업 공개에 성공하게 된다. (2003년 5월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새로운 과금 시스템과 인재 중심의 경영

이렇게 '리니지'의 인기는 단순히 게임성 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새로운 과금 모델과 인재 중심의 경영이 불러온 결과이기도 했다.

특히 과금 부분은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김택진 대표는 과금 부분에 큰 고민을 했는데, '리니지'를 한 달에 30시간 이상의 개인 이용자에게 2만 9천 7백 원의 정액을 내도록 했고 PC방에도 회선당 4만 4천 원에서 6만 6천 원의 월 정액을 부과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이는 2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내 PC 온라인 게임의 과금 형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국내 게임 개발사의 수익 모델을 새로 만드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라 평가받고 있다.

정액제 과금 형태를 고안하여 활용했다

또 '리니지' 개발과 서비스에 있어 훌륭한 인재를 아낌없이 투입시킨 김택진 대표의 '인재 우대 정책'도 주효했다.

김택진 대표는 업계에 뛰어난 개발자들은 누구든지 과감하게 불러들이는 모습을 보였고, 많은 우수한 개발자들이 엔씨(NC)로 모여들었다. 때문에 '리니지'는 더 풍성하고 더 안정적으로 서비스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향후 '리니지2' 출시 때까지 이어지는데, 아래아 한글을 개발한 김영진 나모인터렉티브 이사, '단군의 땅'을 개발했던 김지호 마리텔레콤 이사 등의 영입, 향후 리차드 게리엇의 영입 등도 김택진 대표의 인재 우선주의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게임대상을 수상한 '리니지', 그리고 김택진 대표

결국 이러한 '리니지'의 성공은 게임대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게임이 생소해서, 혹은 게임이라서 무시했던 언론들도 2000년을 기점으로 PC 게임의 인기를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었으며, 항상 기사 앞에는 엔씨(NC)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23년이 지나..'리니지W', 11월 4일 글로벌 동시 출시

엔씨(NC)는 '리니지W'를 11월 4일 00시(한국 기준)에 출시한다. 1차적으로 한국, 대만, 일본, 동남아, 중동 지역 등 총 12개국에 서비스를 시작하며, 향후 북미, 유럽, 남미 지역으로 출시 국가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리니지W'에 대해 설명중인 이성구 그룹장 / 발표 영상 캡처

많은 게이머들이 우려했던 과금 모델은 대폭 축소됐다. 엔씨(NC)는 '리니지W'에 게임 내 피로도 시스템인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변신과 마법 인형 시스템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도록 획득 경로를 확장했다.

또 액세서리는 게임 내 보스 쟁탈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도록 하여, 게이머들의 목표 의식을 위한 슬롯만 남겨두고 유료 아이템으로 판매하는 액세서리 슬롯도 삭제했다.

결과적으로 '리니지W'는 PC 초창기의 '리니지'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으며, 캐릭터 성장, 사냥, 전투 등 '리니지' 고유의 게임성을 보다 대중적으로 구현한 게임으로, '리니지'의 배틀 커뮤니티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목표로 제작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권역으로 나뉘어 글로벌 서비스 예정인 '리니지W'

엔씨(NC)는 '리니지W'를 국가에 상관없이 동일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글로벌 원 빌드(Global One Build)' 형태로 서비스할 예정이며, 이용자들은 접속 국가에 상관없이 핑(Ping, 지연 속도), 랙(Lag, 네트워크 지연) 등 지연 현상 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리니지' 세계관의 다양한 스토리와 콘텐츠들이 크게 강화될 예정이어서 게이머들의 기대가 높다.

'리니지W' 11월 4일 글로벌 오픈 / 엔씨소프트 제공

현재 '리니지W'는 사전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를 진행 중인 상황이며, 1차 이벤트가 6시간 만에 마감됐고, 계속 연이은 마감 속에 현재는 6차 선점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이성구 엔씨(NC) '리니지W' 그룹장은 "마지막 '리니지'라는 심정으로 개발했다. 오랜 시간 이용자분들과 호흡하고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향후에 대체재가 없는 최후의 리니지를 만들겠다는 저희들의 의지의 표현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리니지W'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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