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본능, KT 배정대의 진짜 가치
"내 연봉은 144경기를 기준으로 책정됐다."
KT 주전 중견수 배정대(26)가 한 시즌을 치르는 각오다. 한 경기라도 더 출전하는 게 몸값을 해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배정대는 13일까지 소속팀 KT가 치른 130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지난 시즌도 144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2시즌(2020~21) 연속 '전 경기' 출장을 이어가고 있는 유일한 선수다. 이 기간 리그 외야수 중 가장 많은 수비 이닝(2298⅔)을 소화했다.
배정대는 "체력 저하를 운운하는 건 프로답지 못한 생각"이라며 "야구선수는 144경기를 기준으로 연봉을 받는다. 감독님이 출전을 시켜주신다면 항상 나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도 타율이나 홈런 목표는 따로 세우지 않았다. 오로지 전 경기 출장만 노린다.
사령탑은 한결같이 외야를 지켜주는 배정대가 고맙다. 이강철 KT 감독은 "센터라인에서도 핵심 포지션을 맡고 있다. 배정대에게 휴식을 주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팀 상황을 생각하면 고민될 때도 있다. 그래서 전 경기 출장을 당연하게 여기는 선수의 마음이 고맙다"라고 말했다.
배정대는 2020시즌을 앞두고 참가한 스프링캠프에서 급성장한 타격 능력을 증명하며 주전 중견수로 도약했다. 2020시즌은 타율 0.289를 기록했다. 빠른 발을 앞세워 도루도 22개나 해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타격 성적이 떨어졌다. 13일 기준으로 타율 0.256를 기록했다. 2년 차 징크스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한결같이 가운데 외야를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제 몫을 다하는 선수"라며 안정감 있는 수비로 팀에 기여하는 부분을 주목했다. 배정대는 리그에서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갖춘 외야수다. 올 시즌, 리그 중견수 중 세 번째로 많은 보살(6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배정대는 올 시즌 타순 변화가 잦았다.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가 방출된 직후에는 4번 타자도 맡았다. 빠른 발과 콘택트 능력을 고려하면, 테이블세터나 6·7번이 어울리는 선수다. 타격 성적은 타순이 고정되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부상 관리도 잘 해내고 있다. 경기에 임하는 태도는 이미 성숙하다. 동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배정대는 숫자로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선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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