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Recipe | 마음 디톡스, 감정 쓰레기통 비우기

2021. 10. 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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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 거슬린 행동을 따라 하고 있다면? 직장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고 있다면? 내가 만인의 감정 쓰레기통이 된 듯 하다면? 감정 디톡스가 시급하다.

직장에서 쌓이는 스트레스가 있다. 승진 때문에 초조해지고, 선후배의 이기적인 행동 때문에 화가 난다. 회사에서 대놓고 표현할 수 없고, 점점 화가 쌓이면서 선후배의 싫은 행동을 따라 하는 자신을 발견한 적 없는가. 이때 우리는 스트레스 때문에 내 성격이 바뀐 거라 오해하기도 한다.

“아이들 앞에서는 찬물도 못 마신다”란 속담은 아이들이 어른의 행동을 보고 무조건 따라하기에 늘 조심하라는 의미다. 사실 아이뿐 아니라 주변인 모두 해당하는 말이다. ‘나는 절대로 저러지 말아야지’ 했던 동료의 싫어하는 말과 행동을 어느새 따라 하게 되곤 한다. 특히 나에게 고통을 주고 나를 공격했던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는데, 이를 ‘공격자와의 동일시(Identification with the Aggressor)’라 부른다. 특히 싫어했던 부분만 따라 하는 것을 ‘적대적인 동일시(Hostile Identification)’이라 한다. 왜 미워하는 대상을 따라 하게 될까?

나를 괴롭히는 상대방의 행동을 모방함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려 하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서 도망칠 수 없다면 따라 함으로써 친숙해지려 한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미워하는 사람과 비슷하게 옷을 입고 그가 즐겨 먹는 음식을 주문한다. 물론 일부러 따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상대방의 행동을 모방하면서 상대에 대한 분노를 줄이는 것이다.

또 자신이 피해자가 아닌 공격자의 위치에 올라서고 싶어서 따라 하는 미성숙한 방어기제들이 많다.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나를 괴롭히는 공격자를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사람이 상황에 따라 저럴 수 있지’라고 이해하려는 태도는 위험하다. 그의 위치가 높고 그가 두렵다고 미워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좋지 않다. ‘내가 잘못해서 저 사람이 그런 거야’라는 자학은 더욱 안된다. 심각한 경우 피해자는 공격자를 이상화하기도 한다. 공격을 받을수록 그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방의 실체와 잘못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우선이다.

어떤 이들은 회사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그 분풀이를 집에 돌아가 가족에게 한다. 내가 피해자인 것 같지만, 퇴근 후 공격자가 되는 것이다. 이런 양면성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공격자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자신이 또 다른 공격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족 중에 그 분노를 받아 본 이는 자신이 감정 쓰레기통, 즉 욕받이가 되었다고 느낄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화내는 상대가 원망스러우면서도 오히려 그가 나를 미워할까 봐 불안해한다.

감정 쓰레기통으로부터 탈출하는 첫 번째는 세팅하기다. 매일 환자들에게 아픈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정신과의사는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지만, 진료 시간과 사생활을 확실히 구분해 정신건강을 지키려 한다. 시간과 장소를 내가 통제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소화해낼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누군가 험담을 하자고 당신에게 요청한다면 바로 응하지 말고, “1시간 뒤에 휴게실에서 만나자”란 식으로 자신이 특정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응하도록 하자. 두 번째 해결책은 거짓으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기다. 대화에서 공감은 중요하지만, 원치 않은 이야기를 들으며 억지로 가짜 반응을 꾸며내는 에너지를 쓰지 말자. 세 번째, 상대방과 나의 감정을 분리하기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상대의 화가 마치 내 감정처럼 전염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이러해서 화가 많이 나셨겠군요”라고 정리해서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그의 감정을 대신 느끼지 않게 분리한다. 이런 과정은 상대방에게 당신이 공감을 잘해준다고 느끼게 하기도 한다.

[글 김은미 사진 언스플래시 참고서적 『나를 지키는 심리학』(조장원 저 / 중앙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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