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LIST | 인천 개항장 힙플레이스, 문화재 야행과 개항장 산책

2021. 10. 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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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인천 개항장이 다시 열린다. 1883년 개항 당시, 국내 최초의 국제도시였던 개항장을 걸으며 근대문화를 체험하는 행사인 ‘개항장 문화재 야행’이 다시 펼쳐지는 것이다. 시간의 켜가 겹겹이 쌓인 개항장은 온갖 매력들로 여전히 눈부시다. 먹거리, 숙박, 시장, 거리, 그림, 이야기, 역사, 경치 등 개항장의 여덟 가지 매력과 함께 최근 힙하게 떠오른 개항장의 명소를 돌아보자.

▶아주 특별한 동네 책방 문학소매점

작고 예쁜 동네 책방 안에는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과 책이 좋아 책을 고르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는 마음과 이야기가 가득하다. ‘문학소매점’이란 이름도 인상적이지만 책방 한편에 마련된 ‘문학중매점’이란 코너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마다 호기심 어린 눈길을 보내는 공간이다. ‘독자와 독자를 책으로 연결하는 곳’이란 설명처럼, 손님이자 독자이기도 한 사람들이 책방 주인과 함께 만들어가는 애정 넘치는 서가다. 그곳에는 각자의 이름을 걸고 추천한 책들이 꽂혀 있다. 혼자 읽기 아까운 책,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들이다. 이곳은 원래 책방 주인이 고른 책들이 꽂혀 있던 자리였지만 손님들의 취향과 관심이 담긴 책장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만든 특별한 서가다. 반응은 뜨겁다. 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기도 하고, 그곳에 있는 책을 선뜻 구입하기도 하는 곳이다. 현재 문학중매점에 참여한 손님은 30여 명. 작가도 있고, 단골손님도 있고, SNS를 통해 참여 의사를 전한 사람들도 있다. 수시로 추천 목록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니 책방 주인과의 소통을 통해서 ‘문학중매점’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위치 인천 중구 신포로27번길 89

▶깊은 울림의 재즈클럽 버텀라인

고옥의 아늑한 공간이 흥겨운 재즈 선율로 채워진다. 이럴 땐 음악이 들리는 것을 넘어 보인다고 해야 한다. 공간과 소리의 완벽한 어울림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 재즈 클럽 버텀라인이다. 인천 개항장 거리에 위치한 버텀라인은 1983년에 문을 연 역사적인 음악 공간으로 100년이 넘은 근대 건축물 속의 꾸며졌다. 버텀라인이 있는 건물은 1910년대 패션 잡화를 팔던 ‘후루다양품점’ 자리로 인천 개항장의 역사와 함께 하는 곳이다. 빈티지 필이 충만한, 아담한 크기의 공간은 천장의 목조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고가구와 벽면을 가득 채운 LP판, 아날로그 감성 물씬한 턴테이블 등 재즈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다. 그 안에서 듣는 라이브 음악은 감동이다. 높은 천장과 흙벽으로 인해 소리가 깊고 짙다. 그래서 내로라하는 국내외 재즈 뮤지션들은 물론 한창 재즈의 맛을 내기 시작한 젊은 뮤지션들이 하나같이 선망하는 공연장이다. 길어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과거와는 달리 공연이 많지 않지만 주말 저녁에 주로 펼쳐지는 요즘 공연에도 적잖은 관객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채운다.

위치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 23

▶개화기 개항장의 맛 팟알(Pot R)

인천 개항장 거리 곳곳에 핫플레이스가 된 카페들이 즐비하지만 팟알은 조금 더 특별한 곳이다. 개화기 당시 이곳에서 유행했던 팥죽과 팥빙수 그리고 카스테라를 옛 문헌의 기록을 참고해 재현해낸다는 점 때문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과연 100년 전 이곳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맛은 어땠을까? 팟알은 외관부터가 개항장 당시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일단 120년 된 일본식 목조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손님을 맞는 공간과 나란히 하는 기다란 복도도 인상적이다. 본래 이 건물은 개항기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인천항에서 배로 물건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하던 하역회사의 건물이었다. 일본 조계지에 현존하는 근대 일본 점포 겸용 공동주택의 하나인 마치야 양식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건축학도들에게 귀중한 레퍼런스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건물은 1880년대 말에서 1890년 초에 지어졌고, 1층은 사무소, 2~3층은 주거 공간으로 사용되었다. 일제 강점기 하역 노동자들의 생활양식을 보여줌과 동시에 건축사적으로 가치가 있어 지난 2013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1층에 꾸려진 팟알에서는 여행자들 사이에 매력적인 먹거리로 인기가 높은 단팥죽과 팥빙수를 맛볼 수 있다.

위치 인천 중구 신포로 27번길 96-2

[글과 사진 이상호(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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