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가 매긴 G20 기후 성적표..한국 대응은 '매우 불충분'

정종훈 입력 2021. 10. 14. 14:23 수정 2021. 10. 15.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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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뉴스1

한국의 기후 대응이 G20 국가 중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국제환경단체 발(發) 성적표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 반등 폭이 크고, 화석연료에 대한 공적 투자가 여전하다는 등의 지적이 담겼다.

각국 싱크탱크ㆍ비정부기구(NGO) 등이 참여한 '기후투명성'은 14일 G20 국가들의 탄소중립 전환과 기후 대응 노력 등을 분석한 2021년 기후투명성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연례 보고서는 지난해 코로나 팬더믹으로 G20의 온실가스 배출이 6% 감소했지만, 한 해 만인 2021년 다시 4%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탄소 배출 감소가 일시적 현상에 그친 만큼 모든 국가가 지체 없이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재생에너지 성장과 탄소중립기본법 국회 통과 등의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기후 대응 성적은 여전히 미진하다는 것이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나 정책 상황 등이 전반적으로 '매우 불충분'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감소했던 한국의 에너지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은 올해 들어 4.7% 반등할 것으로 추정됐다. G20 국가들의 평균 반등 폭 4.1%보다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기존 석탄발전소 대부분을 천연가스 발전으로 전환할 계획을 하면서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올해 G20 국가 평균치보다 높은 에너지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자료 기후투명성ㆍ기후솔루션

재생에너지(수력ㆍ바이오매스 등)가 지난해 국내 발전 부문에서 차지한 비중은 7.2%로 집계됐다. 해당 비율은 2015~2020년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G20 평균치(28.7%)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이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적 금융을 통해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금액도 G20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한국은 연 4억9500만 달러(약 5900억원, 2018~2019년 기준)를 석탄에 투자했고, 75억 달러(약 8조9100억원)를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입했다. 1위는 일본(연 103억 달러), 2위는 중국(연 80억 달러 이상)이다.

또한 한국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G20 평균의 두 배 가까운 ‘다배출 국가’ 중 하나다. G20의 1인당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3~2018년 기간 0.7%씩 감소했지만, 한국은 반대로 3%씩 늘었다. 1인당 에너지 사용량도 한국이 G20 평균의 2.5배에 달한다.

전남 신안군에 태양광 발전 집적화 시설이 설치된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기후투명성의 보고서는 한국 측에 '새로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2030년까지 전력 부문 탈(脫) 석탄화를 이뤄야 한다'고 권고했다. 재생에너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LNG 발전 의존도 낮추기, 화석연료 금융 지원 중단 등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번 보고서 공동저자로 참여한 기후솔루션 한가희 연구원은 "G20 국가 전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기후 행동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G20과 비교해 여전히 뒤처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후투명성 사무국 대변인인 게르트라이폴드 박사도 "한국은 G20 기후 리더로 도약해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유치를 확고히 할 수 있다"면서 "한국이 2030년 탈 석탄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를 확충하는 건 기후 행동에 대한 의지ㆍ성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처럼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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