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배민1, 완벽한 '단건 배달'은 없다

권지예 2021. 10. 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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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한 집 배달' 위반하는 배달기사
"타 플랫폼 배달 동시 수행인지 확인 어려워"
배민원, '묶음 배달' 못하게 계약서 조항 있어
배민1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A 씨는 최근 배민1(이하 배민원)으로 베이커리와 커피를 주문했다가 얼음이 다 녹은 아이스커피를 받아야 했다. 배달의민족에서 보내주는 '배달원이 음식을 매장에서 픽업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 알림에 배달원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니 오토바이가 특정 건물에서 10분 넘게 멈춰있었다.

A 씨는 "오토바이가 더 빠르게 올 수 있는 가까운 길을 놔두고 돌아간다 싶었는데, 이내 특정 건물 앞에서 꽤 오래 정차해 있었다"며 "10분이면 올 거리인데 최종적으로 30분이 걸려 다 녹은 아이스커피를 마셨다"고 토로했다.

이에 A 씨가 항의하자 배민원 측은 2000원 배달비 할인 쿠폰을 줬다. 배민원 상담사는 "배달원의 경로 우회에서 비롯된 늦어진 배달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라며 "배민원 주문에 한해 단건 배달을 점진적으로 확대 중이며 한 배달원당 하나의 음식만 픽업하고 있다. 다만, 해당 배달원이 당사뿐만 아니라 타 플랫폼의 배달을 동시 수행하고 있는지를 즉시 확인하고 어렵다"고 해명했다.

배민원 배달이 늦어지고 있는 화면

A 씨는 "결국 주문한 지 52분 만에 받았다"며 “배달이 빠르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크게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단건 배달은 주문 1개를 받아 배달원이 한 집만 배송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배달원이 배민원뿐만 아니라 다른 단건 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를 동시에 진행하면 사실상 고객 입장에서는 단건 배달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라이더의 배달 지연이 꼭 묶음 배달로만 볼 수는 없다"며 "화장실을 이용하는 등의 경우일 수도 있어 확실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이런 문제는 단건 배달이라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단건 배달 서비스 히스토리

이미 일부 배달원 사이에서는 하나의 휴대폰에 2개 배달앱을 동시에 켜놓고 단건 배달 주문을 한꺼번에 받는 꼼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배달기사 커뮤니티에 게재된 무기명 투표에는 "배민원과 쿠팡이츠 묶음 배송을 해봤다"고 답한 비중이 35%(중복투표)를 넘기기도 했다. "휴대폰 3~4대 꽂아놓고 배달하는 사람도 많다" "배민은 자전거로, 쿠팡은 도보로 설정해서 하더라" 등의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음식점 사장들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한 음식점 점주는 "배민원이 한 집씩 배달하는 서비스라 손님에게 빠르게 배달된다고 믿고 가입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한 번씩 있다"며 "배달기사의 위치가 노출되는데도 쿠팡이츠나 다른 플랫폼의 콜과 묶어서 가는 경우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배달기사에게 음식을 건네는 중 오토바이에 배달 봉투 세네개가 있는 것을 보고 설마 했는데, 손님이 전화했다. 본사에 항의했더니 '배달기사의 돌발행동'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다른 점주도 "소비자도, 사장님도 돈 더 내고 이용하는 건데, 문제다" "화장실 갔다, 기름 넣었다 하면 배달원에게 쉽게 페널티를 주지도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배달앱 MAU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나오지 않고 있고, 그렇다고 타 플랫폼과 계약할 수 없도록 막을 수도 없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원의 배달료는 가게마다 다르다"며 "업주에 따라 배달료 부담을 정할 수 있어 배민원을 이용해도 배달료는 음식점마다 비쌀 수도, 저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묶음 배송에 대해서는 "개인사업자인 배달기사에게 타 플랫폼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노동법 위반이라 제지할 수 없다"며 "하지만 배민원의 배달 건을 수행할 때 다른 배달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조항은 계약서상에 있어 묶음 배달은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ID별 기기 인증과 적격 보험 등록·관리, 현장 계도 등 배민은 타사보다 계정과 관련한 어뷰징 행위를 엄격하게 단속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이츠 역시 이런 경우에 대해 비슷하게 대응하고 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부정행위는 확인 즉시 업무 위탁 제한 등 약관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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