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준생 65% 구직 포기했는데, 고용 회복세라는 정부

2021. 10. 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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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통계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청년층은 여전히 고용 절벽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7월 21일 오후 서울 노량진의 한 학원 1층 로비에 공무원 관련 정보지가 놓여 있다. [뉴스1]

취업자 증가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67만1000명 증가했다. 7년6개월 만에 가장 증가 폭이 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고용 충격 발생 이전 고점(지난해 2월)에 한발 더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홍 부총리 말대로라면 국내 고용 상황은 고무적이라고 봐도 좋다. 하지만 통계수치의 내면을 보면 상황은 암울하다. 지난달 실업자 수와 실업률은 물론 일시휴직자도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고용의 질이나 청년 고용 현황을 보면 고용 상황은 여전히 낙관할 수 없다. 9월에는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 계층에서 취업자가 늘었고, 특히 60대와 20대 취업자가 많이 증가했다. 이들 두 연령대는 정부가 세금을 대거 투입한 단기 노인·청년 일자리가 많다. 이런 일자리는 정부가 세금을 투입하면 금세 늘어났다가 프로그램이 끝나면 안개처럼 다시 줄어든다.

반면에 청년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거나 장기근속으로 소득이 늘어나는 반듯한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달 4만8000명 감소했다. 2018년 12월부터 최장 기간인 34개월 연속 감소다. 생애 첫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의 취업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장기근속이 가능한 도소매업과 제조업 역시 고용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원책으로 최근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고용시장의 불안정이 지속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학생의 취업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현실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4년제 대학 3~4학년 재학생과 졸업생 27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응답자 중 65.3%는 사실상 구직 단념의 ‘취포족’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한다는 응답자는 9.6%에 그쳤다. 특히 문과생은 정보기술(IT) 관련 스펙을 쌓아도 취업의 문이 좁다고 한다. 스펙을 쌓아 봐야 기업이 이공계 출신이나 경력자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역시 기업의 신규 채용 문턱을 높여 놓았다고 진단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규제 완화와 경직적 고용구조 개혁에 나서 청년에게 생애 첫 취업 기회를 늘려야 한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정작 청년을 위한 일자리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겉으로 드러난 통계수치만 앞세워 고용 회복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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