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공, 민간 제안 지분율 고스란히 수용..컨소시엄 사업계획 다시 보니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관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에 막대한 초과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조항을 사업계획서에서 확인하고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결재권자는 사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었던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이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등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화천대유만 ‘보통주’…민간 제안 그대로 수용
대장동 개발 사업에 따른 초과 이익이 민간사업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는 근거 조항이 계획서에 들어간 셈이다. 당시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에 지원했던 다른 컨소시엄의 계획서에는 우선주와 보통주에 대한 언급이 없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에도 지분 및 배당 구조에 대한 변경 없이 위 내용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6월 15일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성남의뜰이 체결한 사업 협약서에는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앞서 제안한 출자지분율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협약서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사업자가 취득하는 주식의 종류, 의결권 비율 및 배당률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주주협약에서 정하기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50%+1주로 최대 지분을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배당률 등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는데도 민간사업자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박 의원은 “만약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컨소시엄 출자자들이 배당률을 초과해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참가적 우선주를 배분받았다면, 약 3757억원을 거둬들였을 것이다. 이 경우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282억원만 가져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는 보통주를 보유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가 약 4040억원을 배당받았다.
검·경 수사, 성남시 ‘배임 의혹’ 향하나
지난 12일 성남시의회에서는 야당 소속 시의원 15명이 ‘대장동 특혜의혹 행정사무조사’ 안건을 발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되는 바람에 민간사업자들이 대장동 개발로 수천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며 “사업의 시발점이 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과정부터 행정사무조사를 철저히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반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 안건은 부결됐다.
대장동 사업 전반을 들여다보려면 사업의 결정권을 가진 성남시를 대상으로 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7일 성남시 문화도시사업단 도시균형발전과 자료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 역시 최근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통해 성남시 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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