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도덕성 떨어지는데" 尹 "2년간 다 털어도 뭐 안나와"
“제가 (문재인 대통령 발언) 해석을 잘 했으면 (검찰총장직에서) 쫓겨났겠습니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3일 제주도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주자 합동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문 대통령의 대장동 특혜 의혹 철저 수사 지시에 대해 “(문 대통령 지시의) 뜻이 진짜 철저하게 수사하라는 뜻인가, 아니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으니까 덮어주자는 것이냐”고 묻자 한 답변이다.
윤 전 총장은 “제가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다. 청와대도, 여권도 제가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을 때는 수사를 하라고 했다. 저는 그대로 받아들였는데 (검찰총장직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의 질문은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인물이란 사실을 다시 부각한 모양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의 지시가 실제로는 대장동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현 정부와 각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요즘 발표된 도덕성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지사의 도덕성 떨어진다는 응답이 49.1%, 그다음에 윤 전 총장이 31.6%”라며 “본선에 나가면 극복해야 할 문제다. 어떻게 하겠냐”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나에 대해 전에 ‘두 정권에서 갖은 핍박을 받고 털리면서도 의연하게 수사한 것이 광복 이후에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며 “이 정부가 저를 2년 동안 가족과 함께 다 탈탈 털었지 않냐”며 “그런데 지금 나온 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탈탈 털려왔기 때문에 더 털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무속 논란’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을 공격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제주 제2 공항에 대해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안은 어떠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이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어렵다’고 하더라”고 답하자, 홍 의원은 “천공스님은 확장안이 좋다고 하더라. (윤 전 총장이) 유튜브 한번 보라고 해서 천공스님 유튜브를 보니까”라고 되물었다.
윤 전 총장은 웃으며 “모르겠다”고 받아넘겼다. 천공스님은 지난 7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 토론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아느냐”고 물었던 역술인이다. 이후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이른바 '무속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그동안 ‘무속’으로 윤 전 총장을 자주 공격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선 관련 질문을 자제했다. 대신 둘은 복지 정책을 두고 맞붙었다. 경제전문가로 복지 관련 이슈에 관심이 많은 유 전 의원은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듯 윤 전 총장의 복지 공약에 대해 공세적으로 질문했다.
“문재인 정부보다 복지 예산이 더 느는지, 줄어드는지” 등 윤 전 총장의 복지 철학을 캐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이 “복지는 당분간은 효율화해서…”라며 “(복지 지출은 현 정부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가부채를 언급하며 “증세도 필요하다”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유 전 대표는 “어떤 세금을 늘려야 한다는 거냐”고 질문 공세를 폈다.
이날 토론회에선 ‘윤·원 후보 대(對) 홍·유 후보’의 2 대 2 합종연횡 구도도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은 원희룡 전 지사에게 “‘대장동 1타 강사’ 유튜브를 봤다. 역시 행정 경험이 있기 때문에 법조인 넘어서는 정도로 설명을 아주 잘하신 것 같다”고 칭찬했다. 또 “제주지사를 하면서 부패 척결을 하고, 채용 비리도 근절하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했다고 했는데 저항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얘기를 듣고 싶다”며 원 전 지사가 자신의 치적을 설명할 기회를 주기도 했다.
반면 홍 의원은 공매도에 대해 언급하며 “저는 폐지하자고 했는데, 유승민 후보가 보완책을 제시해 주면 공부를 더 하겠다”며 유 전 의원에게는 몸을 낮췄다. 유 전 의원도 홍 의원에겐 날카로운 질문을 비교적 자제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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