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도덕성 떨어지는데" 尹 "2년간 다 털어도 뭐 안나와"

윤성민 2021. 10. 1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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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3일 오후 KBS제주방송총국에서 진행되는 제주 합동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윤석열 후보.뉴스1

“제가 (문재인 대통령 발언) 해석을 잘 했으면 (검찰총장직에서) 쫓겨났겠습니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3일 제주도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주자 합동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문 대통령의 대장동 특혜 의혹 철저 수사 지시에 대해 “(문 대통령 지시의) 뜻이 진짜 철저하게 수사하라는 뜻인가, 아니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으니까 덮어주자는 것이냐”고 묻자 한 답변이다.

윤 전 총장은 “제가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다. 청와대도, 여권도 제가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을 때는 수사를 하라고 했다. 저는 그대로 받아들였는데 (검찰총장직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의 질문은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인물이란 사실을 다시 부각한 모양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의 지시가 실제로는 대장동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라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현 정부와 각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요즘 발표된 도덕성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지사의 도덕성 떨어진다는 응답이 49.1%, 그다음에 윤 전 총장이 31.6%”라며 “본선에 나가면 극복해야 할 문제다. 어떻게 하겠냐”고 공세를 취했다.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총국에서 진행된 합동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에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나에 대해 전에 ‘두 정권에서 갖은 핍박을 받고 털리면서도 의연하게 수사한 것이 광복 이후에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며 “이 정부가 저를 2년 동안 가족과 함께 다 탈탈 털었지 않냐”며 “그런데 지금 나온 게 없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까지 탈탈 털려왔기 때문에 더 털릴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무속 논란’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을 공격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제주 제2 공항에 대해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안은 어떠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이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어렵다’고 하더라”고 답하자, 홍 의원은 “천공스님은 확장안이 좋다고 하더라. (윤 전 총장이) 유튜브 한번 보라고 해서 천공스님 유튜브를 보니까”라고 되물었다.

윤 전 총장은 웃으며 “모르겠다”고 받아넘겼다. 천공스님은 지난 7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 토론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아느냐”고 물었던 역술인이다. 이후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이른바 '무속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그동안 ‘무속’으로 윤 전 총장을 자주 공격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선 관련 질문을 자제했다. 대신 둘은 복지 정책을 두고 맞붙었다. 경제전문가로 복지 관련 이슈에 관심이 많은 유 전 의원은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듯 윤 전 총장의 복지 공약에 대해 공세적으로 질문했다.
“문재인 정부보다 복지 예산이 더 느는지, 줄어드는지” 등 윤 전 총장의 복지 철학을 캐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이 “복지는 당분간은 효율화해서…”라며 “(복지 지출은 현 정부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가부채를 언급하며 “증세도 필요하다”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유 전 대표는 “어떤 세금을 늘려야 한다는 거냐”고 질문 공세를 폈다.

13일 오후 KBS 제주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제주 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이날 토론회에선 ‘윤·원 후보 대(對) 홍·유 후보’의 2 대 2 합종연횡 구도도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은 원희룡 전 지사에게 “‘대장동 1타 강사’ 유튜브를 봤다. 역시 행정 경험이 있기 때문에 법조인 넘어서는 정도로 설명을 아주 잘하신 것 같다”고 칭찬했다. 또 “제주지사를 하면서 부패 척결을 하고, 채용 비리도 근절하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했다고 했는데 저항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얘기를 듣고 싶다”며 원 전 지사가 자신의 치적을 설명할 기회를 주기도 했다.

반면 홍 의원은 공매도에 대해 언급하며 “저는 폐지하자고 했는데, 유승민 후보가 보완책을 제시해 주면 공부를 더 하겠다”며 유 전 의원에게는 몸을 낮췄다. 유 전 의원도 홍 의원에겐 날카로운 질문을 비교적 자제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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