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공공환수액, 역대 도시개발사업의 3배".. 판정 불가 [오마이팩트]
[김시연, 박수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경기도 성남시 판교 대장지구 도시개발사업(아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개발이익 환수 문제가 큰 사회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서울강서을) 의원은 지난 10월 5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2000년 7월 도시개발법 시행 이후 지난 21년간 전국의 도시개발사업 완료 건수 총 241건 중 개발부담금이 징수된 사업은 10건, 개발부담금 총액은 1768억 원에 불과했다"면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 판교 대장지구 도시개발사업 1건에서 자체적으로 '시민 이익으로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공공환수액 5503억 원의 1/3 수준에 그치는 턱없이 적은 규모"라고 지적했다.(관련 기사 : 진성준 "역대 도시개발사업 환수총액, 대장동 3분의 1" http://omn.kr/1vg0l)
이재명 후보 캠프 조직본부장인 김윤덕 더불어민주당(전북전주시갑) 의원도 지난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정감사에서 "LH가 30년간 납부한 개발부담금 총액이 8407억 원이고 도시개발 부담금은 441억 원에 불과하다"면서 "성남시가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환수해 성남 시민에게 돌려준 개발이익 5503억 원은 매우 막대한 규모"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들의 주장이 맞는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개발부담금과 공공환수금액, 동일한 비교 대상인가
개발부담금은 대표적인 개발이익 환수 수단이지만, 공공환수금액과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 앞서 두 의원이 이야기한 공공환수액은 개발이익을 공공에 돌려주는 것을 뜻하는데, 개발부담금뿐 아니라 각종 조세와 기반시설 기부채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경기연구원, '개발이익 공공환원 사례 심층연구', 2019년)
정부는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각종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금 가운데 일부(20~25%)를 개발부담금으로 징수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아래 지자체)가 절반씩 가져간다.
다만 국가나 지자체, LH 등 공공기관에서 직접 시행하는 공공개발사업의 경우 개발부담금이 면제되거나 50% 감면된다. 지난 2020년까지 완료된 도시개발사업 241건 가운데 공공시행사업은 125건(약 52%)이고 민간시행사업은 116건이다. 개발부담금을 부담하지 않는 공공개발사업도 시행사 이윤 형태로 개발이익 공공환원이 이뤄진다.
큰틀에서 민간시행사업으로 분류되는 대장동 개발도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이지만 공공환수액 5503억 원에는 개발부담금과 내부 기반시설 기부채납은 빠져있다. 대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시행사인 성남의뜰주식회사에 출자해 받은 배당금 1882억 원(임대아파트 부지)과, 성남시가 협상으로 확보한 수정구 제1공단 공원조성비(약 2761억 원), 북측 터널공사비 등(약 920억 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 지난 9월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일대 모습. 대장지구 개발 사업으로 공사중인 현장들이 보이고 있다. |
ⓒ 이희훈 |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장인 김남근 변호사는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방식은 개발부담금뿐 아니라, 실시계획을 통해 개발구역 안에 도로, 공원, 문화시설 등을 만들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거나, 지자체와 개발사업자들이 사전협약을 맺고 구역 밖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단편적으로 개발부담금만 가지고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상일 서울연구원 도시정보실장도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성남시의 이익 환수는 유의미하고 당시 상황에서 최선에 가깝다고 여기지만, 그 환수액을 다른 방식의 개발이익 환수액과 일괄적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부문 개발사업에서는 개발부담금이 면제되거나 감면되는 경우가 많아 통계로는 잡히지 않지만, LH 등에서 사업을 시행해서 발생하는 개발 이익(이윤)도 공공 부문에 바로 귀속되기 때문에 개발이익 환수로 간주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인 이강훈 변호사도 "다른 도시개발사업도 공공 기여를 따져보면 (개발부담금 외에도) 더 걷은 게 있을 수 있다"면서 "공공기여가 포함된 5503억 원과 개발부담금을 같은 항목으로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개발이익 공공환수 규모를 비교할 때 내부 기반시설 기부채납은 제외해야 한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다. 기부채납이란 개발사업자가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이 포함된 토지, 공공시설 등의 소유권을 국가나 지자체에 무상 이전하는 것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같은 개발구역 내에 있게 되고 어차피 지어져야 할 필수시설이기 때문이다.
이상경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는 "성남시가 확보한 5503억 원은 모두 개발구역 밖의 사업"이라면서 "도시개발구역 내 도로, 공원 등 필수 기반시설은 기부채납 면적 비율로 따지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을 산정하기도 어렵고, (구역 밖에서도 사용되는) 개발부담금이나 외부 시설처럼 공공환원 개념에 포함시키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진성준 의원 "개발부담금 환수 안 돼 민간이 개발이익 사유화"
진성준 의원실은 5일 <오마이뉴스>에 "지난 21년간 도시개발사업을 통한 개발부담금 환수 금액이 대장동 사업과 비교했을 때 그만큼 적다는 게 자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진 의원은 "현행 개발부담금 부담률이 너무 낮고 감면·면제 특례를 과도하게 허용하고 있어 민간이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사유화하도록 돕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실제 21년간 개발부담금 징수된 도시개발사업이 10건에 불과한 것도 공공시행사업이 많은 탓도 있지만 민간시행사업도 대부분 면제나 감면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도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8년 7월까지 4년간 인가를 받은 개발사업은 개발부담금을 면제(비수도권)하거나 50% 감면(수도권)하는 특례를 한시적으로 적용했다. 진 의원은 올해 연말 준공 예정인 대장동 개발사업도 지난 2016년 11월 인가를 받아 개발부담금 약 1000억 원이 감면된다고 추정했다. 참고로 올해 12월 준공 예정인 대장동 사업의 개발부담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최소 1000억 원으로 예상되며 국가와 지자체에 50%씩 귀속된다.
[검증결과] "대장동 환수액, 역대 도시개발사업의 3배" 주장은 '판정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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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팩트] |
진성준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대장동 환수액, 역대 도시개발사업 환수총액의 3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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