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美 대북 정책 진정성 확인"..美 "北, 긴장고조 자제해야"
같은 듯 다른 듯 한·미 결과 발표
미국을 방문 중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2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북한과 대화 재개 방안 등 한·미 주요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서 실장과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4월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때 만났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대면 양자 협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회동 직후 각각 성명을 내고 양국이 구체적인 대북 관여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면담 내용에 대한 양국의 강조점은 차이가 있었다.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측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 없다는 미국 측의 진정성을 재확인했으며,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북한과 만나 협상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를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앉는 선결 조건으로 내건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의 진정성'을 거론하며 '중재'를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 백악관 성명에는 대북 적대시 정책이나 진정성 관련 언급은 없었다. 대신 백악관은 에밀리 혼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이 긴장을 끌어올리는 단계적 행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고, 남북 대화와 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이 보여줬던 미사일 도발 등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 백악관은 자제 요구 메시지를 내는 것을 빠트리지 않았다.
서 실장은 회동 후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은 남북 대화를 통해 한반도 정세와 코로나19 등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 강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는 북한이 남북, 북미 대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국면 돌파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으리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은 남북 대화 관여와 협력 기조를 재확인했고, 한반도의 안보 위협 감소 및 경제 안정, 비핵화를 위해선 대북 외교·대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서 종전선언 보따리 풀었다
서 실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 내 평화와 안정 문제에 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고, 종전선언은 우리 측 의견을 설명하고 양측이 긴밀히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종전선언 구상에 대해 미국 측에 상세하게 설명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우리 측 입장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악관 성명에는 종전 선언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이 고위 당국자는 "종전선언은 전쟁이 종식됐다고 하는 일종의 정치적 상징적 선언"이라며 "어떤 법적·규범적 구속력을 갖는 건 아니고, 법적으로 현재의 정전 상태에 변화를 가져오는 내용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한·일 관계 개선 촉구
양측은 이날 한·일 협력이 한반도 문제 대응에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고위 당국자는 "한·일 관계 개선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진전된 한·미·일 협력 체계에 한계가 있다"면서 "기시다 정권 출범을 계기로 전향적이고 속도감 있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공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에서 미국 측이 한국 정부에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력하게 피력했음을 시사한다.
양측은 또 최근 김 위원장의 국방발전전람회 연설 내용에 대해서는 한·미 간에 초보적인 논의는 있었지만, 상세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고위 당국자는 최근 설리번 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간 고위급 회담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으며, 매우 건설적인 회담이었다는 평가가 있다고 전했다.
서 실장과 설리번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합의사항 후속 조치 이행을 점검하고, 백신, 기후변화, 신기술, 반도체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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