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영장에 '뇌물 50억'..檢 다음 목표로 곽상도 찍었다

김수민 입력 2021. 10. 13. 15:30 수정 2021. 10. 1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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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 의혹을 정조준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곽상도(62) 무소속 국회의원 아들에게 지급한 50억원을 대주주인 김만배(56)씨의 구속영장에 뇌물 혐의로 적시하면서다. 김씨는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 의원과 성균관대학교 동문이다.

곽상도 무소속 국회의원. 뉴스1

문화재청, 곽상도 아들에게만 ‘초스피드’ 시공 허가했나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김씨의 구속영장에 곽 의원의 아들 곽병채(31)씨에게 화천대유 측이 올해 4월 퇴직금 등 명목으로 지급한 50억원을 뇌물공여 혐의에 포함했다. 이는 곽씨가 당초 회사와 약정한 성과급 5억원의 10배에 이르는 액수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구속영장 내 혐의.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검찰은 화천대유가 진행하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부지에 문화재가 발견돼 공사 일정이 늘어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곽 의원이 금품을 받은 대가로 문화재청에 의원으로서 외압을 행사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곽 의원 아들 곽병채씨는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이유로 사업지 내 문화재 발견 이후 공사 지연 사유를 제거한 것을 꼽은 바 있다. 당시 곽 의원은 문화재청을 감독하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이었다.

다만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화천대유 직원 모두에게 배분되는 성과급이 왜 뇌물로 둔갑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씨 역시 지난 11일 검찰 조사에서 곽 의원 아들에게 지급된 돈은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걸친 ‘퇴직금’의 성격일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지난 7일 검찰 조사를 받은 문화재청 관계자들도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검찰은 곽 의원이나 아들 곽씨 등을 50억원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 당사자로 불러 굳이 조사할 필요도 없이 ‘뇌물’ 성격이 뚜렷하다고 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 1일 곽씨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도 곽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곽 의원 아들을 소환조사한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에게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 사건’을 이첩해달라고 요구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이 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한 전직 검사장은 “당사자 소환 조사도 없이 타인의 구속영장에 뇌물공여 혐의를 적었다는 것은 수사에 확신이 있다는 것”이라며 “곽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50억 약속 클럽’ 수사 첫 단추 꿰나


검찰은 김씨가 정‧관계 인사 등에게 거액의 금품 로비를 하고 이 과정에서 화천대유에서 장기 대여금 명목으로 가져간 473억원도 흘러들어갔는지 등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앞서 김씨의 동업자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김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관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 등을 거론하면서 “성남시 의장에게 30억, 성남시 의원에게 20억이 전달됐다. 실탄은 350억”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있다고 한다. 또 곽상도 의원 등 정치권과 법조계 인사들에게 50억을 지급했거나 주기로 약속했다는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 내용도 녹취록에 담겼다는 주장도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미국으로 떠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12일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김만배씨가 50억원씩 일곱분한테 35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발언한 것도 ‘50억 약속 클럽’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또 남 변호사는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 배당금(약1208억원)을 두고 김씨가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것에 대해 ‘그분’의 정체가 유 전 본부장은 아닐 것이라고 추정한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을 포함해 대장동 민관합동개발을 추진한 4인방은 최연장자인 김씨를 ‘형님’으로 불렀다고 하면서다.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의 절반을 유 전 본부장 이상의 ‘윗선’이 가져갔을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팀이 유 전 본부장과 김씨를 뇌물 관련 혐의로만 기소하고, 성남시를 포함한 ‘윗선의 배임’ 의혹은 추가 수사를 하겠다는 식으로 중간 결론을 낼 가능성도 우려한다. 이들의 영장에 당장 배임 혐의가 적혔다고 해서 사안의 실체가 단시간에 규명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것이다. 이 경우 2022년 3·9 대선 본선이 가까워지면서 배임 혐의와 연관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된 수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전직 검찰 간부는 “결국 수사의 핵심은 정‧관계 로비로 이러한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두는 것이 가능했는지, 그렇다면 그 ‘윗선’은 어디까지인지 규명하는 것”이라며 “업무상 배임 혐의가 최종적으로 인정될 경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화천대유에 그만큼의 배당 수익을 압류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짚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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