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으로 돌아온 키아프..MZ 미술컬렉터 수집욕 폭발

최동현 2021. 10. 13. 08: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미술장터 키아프 개막
20주년 맞아 온·오프 동시 행사
10개국 170개 갤러리 작품 선보여
VVIP 티켓 있으면 미리 구입 가능
내년부턴 세계적 브랜드와 협업 진행
키아프 이어 '프리즈 서울' 성공땐
亞시장 강국으로 떠오르는 'K미술'
데이비드 살레의 'Tree of Life #8'.(사진출처=한국화랑협회)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국내 최대 미술장터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가 13일 개막한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키아프는 최근 경매시장 중심으로 확인됐던 미술시장 호황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에 행사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미술시장의 큰 손으로 급부상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구매력이 이번에도 확인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한국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엿보는 기회의 장도 될 전망이다.

키아프 개막 전부터 구매욕 폭발하는 MZ세대

"혹시 키아프 출품작 미리 구매할 수 있나요. 아니면 리스트만이라도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갤러리 관계자는 최근 하루에도 수십통씩 이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문의자 대부분은 30~40대 젊은 층"이라며 "일부 갤러리에서 키아프 출품 전 선주문을 받았다는 소문이 퍼지자 작품 구입 문의가 폭증했다"고 했다.

'키아프 서울 2021'에 출품하는 조지 콘도의 'Linear Expression'.(사진출처=한국화랑협회)

현재 키아프 출품작을 가장 빠르게 구입하는 방법은 VVIP 티켓을 통해서다. 기존엔 VIP만 있었으나 이번에 처음 도입됐다. VVIP 티켓 소지자는 VIP 관람일(14일)보다 하루 일찍인 이날 오후 3시부터 입장해 작품을 미리 구입할 수 있다. 키아프를 주최하는 한국화랑협회는 앞서 VVIP 티켓 100장을 장당 30만원에 판매했다. 협회 관계자는 "한정판매한 VVIP는 이틀 만에 완판됐다"며 "구매층의 80%가 30~40대였다"고 귀띔했다.

젊은 층이 주로 활동하는 미술품 커뮤니티에서는 ‘VVIP’에 앞선 ‘VVVIP’까지 있다는 얘기도 돈다. 갤러리와 친분이 있으면 키아프 출품작을 선배정 받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 같은 네트워크는 5060세대가 대부분 선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층에서 갤러리에 전화를 돌리며 작품 구매를 위해 손품을 파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관련 문의가 폭증하자 일부 갤러리에서는 아예 키아프 행사 기간 오프라인 판매만 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키아프 서울 2021' 출품작인 알렉스 카츠의 '더블 올리버'.(사진출처=한국화랑협회)

2년 만의 오프라인 행사… 보복수요 폭발할까

지난해 키아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온라인으로만 열렸다. 하지만 20주년을 맞은 이번 행사에서는 온오프라인시장을 동시에 연다. 2년 만에 다시 열린 오프라인시장을 찾은 컬렉터들이 그동안 억눌렀던 수집욕을 어디까지 표출할지도 관심사다.

행사 규모부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310억원으로 역대 최대 판매실적을 올린 2019년 키아프 당시엔 17개국에서 175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올해는 전 세계 10개국, 170개 갤러리가 회화·조각·영상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나아트·갤러리 현대·국제갤러리 등 국내 주요 갤러리와 페이스·리만머핀·페로탱 등 서울지점을 둔 해외 갤러리가 부스를 차렸다. 쾨닉·에스더시퍼·페레스프로젝트·VSF 등 이번에 처음 참여하는 해외 갤러리도 행사장의 분위기를 고조시킬 전망이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 면모도 화려하다. 김창열·이강소·박서보·이우환·윤형근·서승원 등 한국 대가들의 작품부터 현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양혜규·강서경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 장-미셸 오토니엘, 알렉산더 콜더, 조지 콘도, 바버라 크루거, 무라카미 타카시, 제니 홀저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무라카미 타카시의 'Untitled'.(사진출처=한국화랑협회)

이제는 ‘K미술’

올해 키아프는 20주년을 넘어서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음악·드라마·영화 등에서 전 세계적 위용을 떨치고 있는 한국 문화예술 산업이 ‘미술’까지 섭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해보는 무대인 셈이다.

협회는 올해를 끝으로 키아프 단독 행사를 마감하고 내년부터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브랜드인 프리즈와 협업해 공동으로 진행한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키아프는 내년 9월로 예정된 ‘프리즈 서울’을 미리 시험해보자는 취지도 있다"면서 "올해 행사에서 얻은 각종 시장 데이터를 프리즈 측과 공유하며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키아프가 대성공을 거두고 내년 ‘프리즈 서울’마저 대박으로 이어지면 한국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신흥 강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한국은 홍콩·상하이·타이베이·싱가포르 등에는 못 미친다. 다만 최근 한국의 구매력을 눈 여겨 본 해외 유명 갤러리들이 잇따라 서울에 지점을 여는 등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 회장은 "한국은 미술품 관세와 거래세가 없고 세계적인 공항인 인천공항과 서울의 접근성도 좋다"면서 "한국 미술시장을 바젤이나 마이애미처럼 외국 컬렉터를 초청해 우리 작가를 소개하는 무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아프 2021 특별전시'에 걸린 출품작. 한국화랑협회는 '키아프 2021' 개막에 앞서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교통센터에 해당 작품들을 전시중이다.(사진출처=한국화랑협회)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