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기시다, 총선 의식해 文 대통령과 통화 '뒷전'으로"

임송수 2021. 10. 1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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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달 말 예정된 총선을 의식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전화 통화를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일본 외무성과 총리관저가 한국을 기시다 신임 총리가 조기 통화할 1순위 국가 그룹에서 배제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문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통화는 9일째 감감무소식이다.

일본 보수층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중국과 한국에 낮은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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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성·총리실, 1순위국 배제 주도
보수 표심 의식 취임 9일까지 '감감'
美-호주-러-中-인도와는 이미 통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달 말 예정된 총선을 의식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전화 통화를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보수층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일본 외무성과 총리관저가 한국을 기시다 신임 총리가 조기 통화할 1순위 국가 그룹에서 배제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총리의 취임 직후 전화 통화 순서는 새 일본 정상이 어느 나라를 중시하는지 가늠하는 메시지가 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일 취임한 뒤 모두 5개국 정상과 취임 인사를 나누는 전화 외교를 마무리했다. 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시작으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전화로 취임 인사를 나눴다. 동맹국 미국과 4개국 안보연합체 ‘쿼드’ 멤버인 호주 인도, 이웃국인 중국 러시아 등을 정상 전화 외교 우선순위로 설정한 것이다.

반면 문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통화는 9일째 감감무소식이다. 문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 취임 날 축하 서한을 보낸 데 대해서도 답하지 않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취임 4일 후부터 미국, 호주 정상과 전화 회담을 시작한 뒤 취임 9일째 문 대통령과 첫 전화 통화를 가졌다.

일본 정부가 1순위 국가 그룹에서 한국을 배제한 것은 오는 31일 예정된 중의원 선거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국내 상황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NHK가 지난 8~1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49%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스가 내각의 마지막 지지율보다는 19% 포인트 높은 수치지만, 출범 당시(62%)와 비교하면 13% 포인트 낮다. 여당과 야당 의석 배분에 대해서 여당을 지지한 응답은 25%에 그쳐 야당(28%)보다 낮았다.

이 때문에 기시다 내각은 한국에 강경한 태도를 요구하는 보수 표심을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국은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 등에서 갈등을 빚고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악의 한·일 관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보수층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중국과 한국에 낮은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내 파벌인 고치카이(기시다파)는 외교 노선에서 온건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이에 문 대통령과의 통화 순서를 늦춤으로써 한국과의 외교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반면 중국과의 통화는 한국보다도 빠르게 이뤄졌다. 외무성 내에서는 중국 국경절 연휴인 11일 이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중국 측이 가능한 가장 빠른 시일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중국이 일단 일본과는 관계를 유지해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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