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김만배가 말했던 그분, 유동규엔 안쓰는 표현"

석경민 2021. 10. 1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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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48,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변호사가 12일 “천화동인 1호 지분 절반(700억원)은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있다는 말을 김만배(57)씨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방송된 JTBC와의 인터뷰에서다. 이에 따라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대장동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미국으로 건너간 그가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남 변호사는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조만간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을 두고 김씨가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내용이 녹취록에 나온다는 보도와 관련해서 “녹취록에 나온다고 하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분’이 누구인지는 당사자만 알 것이다. 추측성으로는 답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진행자가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을 ‘그분’으로 지칭할 수 있었을까”라고 묻자 “그런 기억은 없다. 저희끼리는 형, 동생이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형은 누구였느냐”는 물음에는 “김만배 회장”이라고 답했다. 실제 김씨는 유 전 본부장보다 다섯 살이 많다.

남욱 “천화동인 1호 700억 유동규몫 … 김만배에게 들어”

대장동 사건의 키맨으로 불리는 남욱 변호사가 12일 미국 현지에서 JTBC와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가족 신변이 정리 되면 바로 귀국해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외교부는 남 변호사의 여권 무효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JTBC 캡처]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와 관련해 2019년께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로부터 “본인 것이 아니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 지분의 절반(700억원)은 유 전 본부장에게 있다는 말을 김씨로부터 들었다. 나와 김씨와 정 회계사가 비용(배당) 문제로 다투기 시작한 2019년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에 제출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남 변호사는 “다만 진위는 김씨와 유 전 본부장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장동 개발사업 때 토지 수용 업무를 담당했다는 남 변호사는 “2015년부터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돼 수익 배분 구조 등에 대한 내용은 잘 모른다”면서도 대장동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에 대한 질문에 “윗선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유 전 본부장이 최종적으로 이 사업을 결정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는 이 사업의 승인권자가 유 전 본부장이었다는 이야기냐”고 진행자가 재차 질문하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이 진행되던 당시 위험성을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고도 했다. 그는 “김씨가 로비 비용 350억원을 얘기했을 때 ‘큰일 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7명에게 50억원씩 35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김씨에게) 직접 들었다”며 “‘그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너희들이 내라’고 해서 그 문제 때문에 계속 부딪쳤다”고 설명했다. 로비 대상자 7명에 대해서는 “대부분 (언론 등에) 거론되는 분”이라며 “기사나 국회에서 나온 이름들”이라고 답했다.

김씨와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2011년 말께 전직 법조기자 배모씨의 소개로 알게 됐다”며 “(김씨는) 아는 분이 많아 민간사업의 정당성, 합법성을 대변해 주시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성남)시의회 쪽 학교 선배들을 많이 알고 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해외 도피 의혹에 대해서는 “2019년 이후 가족과 해외연수차 미국에 머무르고 있으며 도피가 절대 아니다. 가족 신변이 정리되는 대로 바로 귀국해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원년 멤버’이자 ‘구사업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개발을 포기하자 민간개발을 위해 주변 토지를 매입하고 토지주를 설득해 왔다.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을 민관 합동으로 개발하기로 한 이후 김씨와 함께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인 그의 배당금은 1007억원으로 추정된다.

채혜선·석경민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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