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초격차..삼성, EUV 공정으로 만든 14나노 D램 양산

김태윤 2021. 10. 13. 00: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UV 기술과 14나노 공정을 적용해 양산한 DDR5 D램.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업계 최소 선폭의 14나노 D램 양산에 들어갔다. 경쟁사보다 앞선 공정 기술을 도입해 ‘메모리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EUV 노광장비를 활용한 14나노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로 15나노 공정으로 D램을 양산해 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엔 14나노 D램 5개 레이어(Layer·층)에 EUV 공정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4나노 D램에 EUV를 적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최근 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점유율은 43.2%으로 D램 글로벌 톱3 업체 중 유일하게 1분기 대비 점유율이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 유일하게 멀티레이어(5개)에 EUV 공정을 적용해 14나노대 D램 공정을 구현하게 된 것이다.

EUV노광 장비는 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장비다. 반도체 회로를 보다 세밀하게 새길 수 있는 EUV 노광기술을 적용하면 현재 널리 쓰이는 불화아르곤(ArF) 장비보다 불량률을 낮추고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미세하게 그릴 수 있는 만큼 제품 크기를 줄일 수 있어 웨이퍼에서 나오는 반도체 수도 늘어나고, 반도체가 작아져 전력 소모도 줄어드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EUV 공정이 적용된 삼성전자 14나노 D램은 업계 최고의 웨이퍼 집적도를 지닌다. 이전 세대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다. 또 소비전력은 이전 공정 대비 약 20%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규 공정을 최신 DDR5 D램에 먼저 적용한다. 최신 D램 규격인 DDR5는 이전 DDR4 대비 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 최근 데이터 센터와 수퍼 컴퓨터, 기업용 서버 시장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EUV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지난해 3월에는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D램 모듈을 고객사들에 공급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기술이 진화하고 공정이 미세화하면서 원가 절감의 난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0.5나노 정도의 간격을 보였던 1x, 1y, 1z와 달리 1a 공정부터는 0.1나노의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10나노대 D램부터 세대별로 알파벳 기호를 붙여 호칭하고 있다. 1x(1세대), 1y(2세대), 1z(3대), 1a(4세대) 식이다. 0.1나노 차이로도 성능과 웨이퍼당 집적도, 원가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EUV 공정 적용으로 사업 경쟁력 측면에서 큰 차별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선제적 EUV 공정 도입으로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과 차별화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메모리 리더로서 입지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중 7세대 176단 V낸드를 적용한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 양산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주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전무)은 “고용량·고성능뿐만 아니라 높은 생산성으로 5세대(5G)와 인공지능(AI)·메타버스 등 빅데이터 시대에 필요한 최고의 메모리 솔루션을 공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