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실소유주는? 그분은?..의혹 증폭시킨 남욱 인터뷰

채혜선 2021. 10. 1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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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12일 JTBC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JTBC 캡쳐]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48) 변호사가 12일 언론 인터뷰에 나서면서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장동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미국으로 건너간 그의 입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 변호사는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조만간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남욱 “1호 700억 유동규 몫이라 들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주요 발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남 변호사는 이날 오후 방송된 JTBC와 인터뷰에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관련 이야기를 2019년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57)씨로부터 들은 적 있다고 주장했다. “본인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말이었으며 검찰에 제출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담긴 내용과 같은 내용을 김씨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 지분 절반(700억원)은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있다는 말을 김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진위는 김씨와 유 전 본부장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저와 김씨와 정 회계사가 비용(배당) 문제로 다투기 시작한 2019년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녹취록에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을 두고 김씨가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남 변호사는 “녹취록에 나온다고 하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분이 누구인지는 당사자만 알 것이다. 추측성으로는 답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들 사이의 호칭에 대해서는 “김씨가 평소 유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고 부른 기억은 없다”며 “저희끼리는 형·동생 사이였다. (우리 중에서) 가장 큰형은 김씨였다”고 했다. ‘윗선’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그분’이라는 제 3의 존재가 있을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은 셈이다.


“350억 로비 발언에 ‘큰일 나겠다’ 싶었다”


JTBC와 인터뷰하는 남욱 변호사. 사진 JTBC 캡처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토지 수용 역할을 담당했다는 그는 “2015년부터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돼 수익 배분 구조 등에 대한 내용은 잘 모른다”며 “유 전 본부장을 (사업의) 최종 의사 결정권자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이 진행되던 당시 위험성을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고도 했다. “김씨가 로비 비용 350억원을 얘기했을 때 ‘큰일 나겠다’ 싶었다”면서다. 그는 “50억씩 7명에게 35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김씨에게) 직접 들었다”며 “그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너희들이 내라고 해서 그 내용으로 계속 부딪혔다”고 말했다. 로비 대상을 묻는 말엔 “대부분 (언론 등에) 거론되는 분”이라며 “기사나 국회에서 나온 이름들”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으면서도, 로비 대상에 대해 들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남 변호사는 “2019년 이후 가족과 해외연수차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며 “도피설은 절대 아니다. 제 일이니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족 신변이 정리되는 대로 바로 귀국해 수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남욱 변호사는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원년 멤버’이자 ‘구 사업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개발을 포기하자 민간 개발을 위해 주변 토지를 매입하고 토지주를 설득했다. 2014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을 민관 합동으로 개발하기로 하면서 김만배씨와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고 한다.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인 그의 배당금은 1007억원으로 추정된다.

채혜선·석경민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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