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 청소년 신앙 하락세 심각.. 35%가 인정 "부모 역할 더 중요해져"

2021. 10. 1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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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MZ세대에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 조사·분석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해오면서 한 가지 중요한 발견이 있는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서 신앙적 활동이 줄어든 까닦에 신앙의 질적 하락 현상이 나타나는 점이다. 그런데 어른도 어른이지만 청소년들의 신앙 하락이 심상치 않다.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개신교 성인의 경우 코로나 이전보다 신앙이 ‘약해졌다’는 비율이 27%에 달했는데, 개신교 중고생의 경우는 35%까지 높아졌다.

코로나19 이전보다 ‘깊어졌다’는 응답 역시 성인의 경우 22%인데 반해 중고생의 경우 16%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가 기독 청소년들의 교회출석을 막은데 이어 신앙도 심각할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부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


현재 교회 중고등부 주일예배에 참여하는 학생은 조사결과 코로나 이전 대비 42%로 나타났다(예장통합/목회데이터연구소, 2021.06. 조사). 작년 말 48%에서 6%p나 줄었다. 즉 코로나 이전에 교회 출석하던 학생 중 58%가 예배를 드리지 않고 있다. 심한 말로 교회에서 사라진 것이다.

중고등부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현장예배를 드리지 않게 되고, 온라인 예배를 열어놓긴 했지만 학생들이 잘 들어오지 않는 교회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 현상이 이 조사에서 42%로 나타난 것이다. 그럼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학생들은 어떻게 드릴까? 많은 목회자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이다. 이에 대해 조사했는데, 예배 집중률은 56%에 불과하며 온라인예배를 드리면서 카톡·문자·SNS(60%), 다른 유튜브·영상시청(43%), 숙제(28%), 게임(27%) 등 갖가지 활동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또 온라인예배 전후에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도 알아보았다.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한데, 예배 직전 유튜브를 보는 학생이 72%, 예배 후 유튜브를 보는 학생이 85%에 달했다. 주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은 유튜브 속에 빠져 살고 있었다. 이번에는 유튜브에서 어떤 콘텐츠를 보았냐고 질문해 보았다. 음악, 게임, 연예엔터테인먼트 등을 보았는데, 예배 전후의 콘텐츠가 대동소이하게 큰 변화가 없었다.

이번에는 교회 출석 학생들에게 어른이 되면 계속 교회를 다닐 건지를 질문했다. 조사 결과, 60%의 학생만이 ‘계속 다닐 것 같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40%는 그만 다닐 것 같다 또는 무응답을 나타냈다.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할텐데,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본인의 신앙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누구인지 질문했는데 ‘어머니’가 32%로 압도적으로 1위로 나타났다.

그런데 2019년 조사와 코로나19 이후 2021년 조사결과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학생의 신앙적 영향자에서 2위 순위가 바뀌었다.

2019년에는 ‘목회자’가 2위였는데, 2021년에는 ‘목회자’가 3위로 밀리고 ‘아버지’가 2위였다.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에게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데이터이다.

이상과 같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현재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현주소를 살펴보았다. 개신교인들은 다음세대 신앙교육 방향에 부모와의 친밀한 대화를 기본으로 하지만, 정기적인 가정예배, 교회학교 예배와 소그룹 활동 강화를 지적하고 있다. 많은 교회에서 코로나19 이후 가정예배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청소년의 신앙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는 교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 곧 위드코로나 시대로 전환될텐데, 예배 인원 제한이 어느 정도 풀릴 경우 떠나간 학생들을 교회 현장 예배에 나오게 하려면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중고생들은 관계성을 중요시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지도 교역자가 중고생들을 카톡, 줌 등으로 원격 교제를 자주 하고 여러 아이디어를 동원해 1:1 등의 대면 접촉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단계로서는 가정에서의 신앙 경험을 넓히는데 주력을 해야 한다. 가정 예배를 정기적으로 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예배라는 형식이 부담스럽다면 주 1회 주말 저녁 식사를 온 가족이 같이 하고 일주일간의 생활을 나누면서 같이 기도하거나 부모의 신앙 경험 등을 이야기 해주는 것도 신앙적 경험을 넓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또 주요 기독교 유적지(서울 양화진 선교사 묘역, 대구 중구 근대문화 골목, 광주양림동 역사문화마을 등)를 탐방하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이러한 신앙적 경험들은 신앙을 가족 문화로 이해하는 청소년이 자기 결단에 의한 신앙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코로나19가 한국교회에게 준 여러 긍정적 사인 중 하나가 가정 신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코로나 시대, 부모들을 깨우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지용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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