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끝에 연매출 50억.. "축복의 통로로 쓰임받아야죠"
고은섬유는 가족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회사로 송금순 대표(엄마, 69)와 김혜진 부대표(첫째 딸, 42), 김혜정 실장(둘째 딸, 40)을 중심으로 1986년 11월 6일에 현재 대표로 있는 송 대표가 호두빵 장사를 하다가 시작한 회사다. 김 부대표는 “당시 엄마가 리어카를 끌고 호두빵 장사를 하고 있는 자기 모습이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 사람들에게 덕이 되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가까운 지인이 이 일을 소개해주면서 고은섬유가 시작됐다”라고 설립 배경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당시 돈이 없었던 송 대표는 기계를 사고 공장도 얻어야 하는 상황을 놓고 그 날 저녁 방에 들어가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했다고 한다. 기도하는 가운데 돈은 하나도 없지만 평안한 마음속에서 “이 일은 된다”라는 사인을 받았다고 김 부대표는 당시 송 대표의 상황을 설명했다.
송 대표의 기도 응답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들려왔다. 평소 송 대표가 거리를 누비며 전도하는 모습을 탐탁지 않아 했던 송 대표의 친언니는 당시 송 대표의 사정을 듣자, 아무 말 없이 “해봐”라는 말을 남기며 선뜻 200만 원을 빌려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송 대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람이 돈을 빌려준다고 하니 공장 계약을 하라는 친언니의 말에도 눈앞에 돈이 올 때까지 믿지 못했었다고 한다. 고은섬유를 향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송 대표의 친언니를 통해 얻은 지하 공장은 고은섬유가 절반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들어간 곳이었는데 훗날, 이곳에 들어오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다.
김 부대표는 “일이 없어 쉬고 있는 어느 날 나머지 절반을 사용하고 있던 반대편 공장 사장님이 오셔서 당시 아빠의 섬유 기술을 살릴 수 있는 저렴한 기계가 하나 있는데 사서 해보겠느냐고 제안을 주셨다. 하지만 공장도 겨우 얻은 터라 기계를 사서 하고 싶었지만 역시 돈이 없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엔 하나님께서 담임목사님을 통해서 기계를 구입하게 해주셨다. 사정을 들은 담임목사님의 통장에는 정확히 150만 원이 있었는데 기계 가격이 150만 원이었다”라며 “지하 공장에 들어와 반대편 사장님을 만나고 그 사장님을 통해 기계를 구입하게 하신 것이 모두 하나님의 계획하심이었다”라고 고백했다.
고은섬유는 저렴하게 구입한 국산 기계 한 대를 시작으로,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던 반대편 공장의 나머지 기계들까지 인수하면서 군자교와 광주 퇴촌을 거쳐 지금의 용인 퇴촌 공장으로까지 확장됐다. 현재 고은섬유는 대기업에 자동차 백크로스(자동차 시트에 들어가는 부자재)를 납품하는 연 매출 50억 회사로 성장하여 주변 거래처들로부터 “아시아에서 자동차 백크로스 납품하는 비중이 가장 큰 곳”이라는 평을 듣는 회사로 거듭났다. 또한 최근에는 기존 벨크로를 보완한 ‘파일벨크로’를 찾는 거래처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김 부대표는 “기존 벨크로와는 달리 접착력이 닳지 않아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보니 주문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에서 이 벨크로를 제작할 수 있는 기계가 거의 없는데 최근 국내에 남은 마지막 기계 2대를 고은섬유가 들여왔다”라고 말했다.
회사에 오기 전 18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역을 해온 김 부대표는 “회사에 오기 전에 하나님께서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해주셨다. 18년간의 사역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운을 뗐다. “글로벌 사업가가 되길 바라는 아빠의 권유로 무역을 공부하기 위해 러시아와 캐나다에서 공부를 했다. 공부를 마친 뒤,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비즈니스가 아닌, 지금의 담임목사님이 하시는 교회 교육 사역에 동참하게 됐다”라며 “비즈니스를 위해 다녀온 유학이었지만 목사님의 사역에 동참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교회 핵심 다음세대 사역인 꿈돌이리더스쿨에 담당 선생님이 개인 사정으로 나가게 되면서 리더스쿨 선생님으로 투입된 김 부대표는 “확연히 달랐다. 일반적인 아이들로가 아닌, 하나님의 인재들로 키우고 양육하는 일이다 보니 먼저 내 신앙적인 부분이 뒷받침되어야 했던 터라 심적 부담이 컸다. 그리고 내가 아이들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길잡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목사님과 함께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부대표는 “‘왜 하나님이 나를 바로 고은섬유로 투입시키지 않고 교회 사역에 참여시키셨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을 때, 만약에 공부를 마치고 바로 고은섬유에 투입되었다면 지금의 이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목사님과 함께한 18년이 나에게 있어서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목사님을 통해서 예수님의 관점으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배웠고,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몸소 배우면서 그릇을 키울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부대표는 지난 18년을 회상하면서 “독서학습, 비전트립, 국토순례 등을 통해 공교육에선 줄 수 없는 추억들을 준 것이 보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제자들이 하나님 안에서 훌륭하게 커가는 걸 보고, 내가 했던 일들을 맡아 하는 모습을 볼 때 감사하고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부대표는 “목사님과 함께한 18년 동안의 교육 사역은 가족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를 대신에 회사를 지킨 동생의 헌신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고, 남편의 격려와 지지가 있었기에 해올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아빠의 빈자리로 인해 회사에 투입되게 됐다”라며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에 눈시울을 붉혔다.
김 부대표는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싫고, 마음에 안 들어도 교회 안에만 있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교사를 하면서 보니 교회 안에 있으면 목사님과 선생님들이 협력해서 어떻게든 아이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줄 수 있다. 그런데 교회를 떠나가 버리면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싫든 좋든 교회에만 있어. 그러면 하나님께서 너를 책임져 주실 거야’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김 부대표는 부모님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저도 많이 부족하고 100% 잘하지는 못하지만,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신앙적인 본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 흔들리지 않고 중심이 하나님께 있는 삶을 우리 부모님이 보여주신 것처럼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신앙적인 본이 되는 좋은 모습들이 많이 비춰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나도 까먹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이 이야기해준 얘긴데,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비전 캠프를 했을 때 선생님이지만 모든 프로그램을 아이들과 똑같이 참여한 적이 있었다. 프로그램 막바지에 비전선언문을 작성하는 시간에 나는 ‘내가 사업가로서 돈을 많이 벌어서 아이들이 마음껏 인성교육, 신앙교육 할 수 있는 학교를 지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비전선언문에 적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최고의 시설을 갖춘 학교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교육받을 수 있도록 물질적인 부분을 지원해 고은섬유가 하나님의 ‘더맨(The Man)’을 기르고 양육하는 데 축복의 통로로 쓰임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김 부대표는 “슬픈 일이건 기쁜 일이건 늘 함께해줬던 사람으로 ‘그 사람과 있으면 행복했어’라고 좋은 추억이 떠오르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동시에 하나님 앞에서 살았던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답했다.
◇탐방후기=필자는 개인적으로 스펙에 목숨 걸지 말고 스토리에 목숨을 걸라는 말을 좋아한다. 김 부대표의 18년은 스펙을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인도하심 속에서 지내온 18년은 그 어떤 스펙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만의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시간이었다.웃음과 눈물이 반복되는 대화 속에서 대화 당시 하나님이 이 자리를 주목하고 계심을 강하게 느꼈다. 무엇보다 이곳 고은섬유에는 하나님의 뜨거운 은혜가 있었다. 뜨거워진 가슴을 부여잡고 돌아오는 길에 이 대화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연신 감사함을 고백했다. 하나님의 영광만을 바라보며 다음 세대를 위해 헌신하는 고은섬유를 보면서 고은섬유가 왜 이렇게 축복을 받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믿음’ 하나 때문에 사람은 변한다. 그리고 ‘믿음’ 하나로 삶은 변한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수많은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믿음을 가지고 나를 향한 하나님의 세밀한 계획하심을 보고 느끼며 나아가는 것이다. 평생을 마당만 밟고 갈 것인가? 아니면 내 전인격을 바칠 것인가. 만약 우리 앞에 어떤 시험이 다가온다면 그것은 하나님에게 우리의 믿음을 선보일 절호의 기회다.
청년CEO 김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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