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장동' 첫 언급날..檢 김만배 구속영장, 성남시자료 확보

정유진 입력 2021. 10. 12. 18:34 수정 2021. 10. 1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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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중앙지검 전경.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처음으로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하여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검찰은 문 대통령 지시가 나온 뒤 4시간 만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횡령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3일 구속된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대장동 민관 합동 개발을 추진하면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고 1100억원가량의 이익을 챙겨 공사에 그만큼 피해를 준 혐의라고 한다. 아울러 유 전 본부장에게 다른 민간 주주들과 함께 사업자 선정 등의 대가로 5억원을 건네고 추후 700억원을 주기로 약속한 혐의,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곽 의원에게 50억원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실제 건너간 금액 55억원에 대해 “김씨가 회삿돈 470억원가량을 장기대여금 등의 명목으로 빌린 뒤 이 가운데 55억원을 횡령하고 뇌물로 제공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별도로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이 경기남부경찰청과 핫라인을 구축해 수사과정에서 중첩과 공백이 없도록 적극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

대검찰청은 이와 함께 “향후 검·경간 보다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실체를 규명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현재도 검·경간 유기적인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 협력해야”…정치권의 ‘특검·합수본’ 일축 의미도


앞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대장동 의혹에 대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밝혔다. ‘검찰과 경찰은 적극적으로 협력하여’라는 말을 포함한 걸 고려하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창룡 경찰청장이 요구했던 검·경 합동수사본부 설치나 야당이 요구 중인 특별검사 도입을 거부한 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온갖 혼란을 겪으며 검·경의 수사가 본격화한 뒤에야 문 대통령이 뒷북 지시를 했다”라는 성토 목소리도 낸다. 경찰은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대장동 의혹 관련 첩보를 넘겨받았지만 5개월가량 동안 수사에 착수하지 않아 뭉개기 논란에 휩싸였다.

검찰의 경우 FIU가 첩보를 경찰에 넘길 당시 주무 부서장인 심사분석실장이 검찰에서 파견가 있던 A부장검사였다고 한다. A부장검사는 첩보를 검찰은 제외하고 경찰에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전담 수사팀을 꾸려 집중 수사에 나섰다.


검찰, 경찰 통해 성남시 자료 확보…압수수색 임박했나


현재 검찰과 경찰은 이날 문 대통령의 지시에 맞게 각자 수사를 펼치면서도 같은 혐의를 중복해 수사하지 않도록 긴밀하게 업무를 조율 중이라고 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전담 수사팀은 최근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통해 성남시 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고 한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7일 성남시 문화도시사업단 도시균형발전과 자료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았다. 해당 부서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계획 수립부터 인·허가를 담당한다. 경찰에 이어 검찰도 성남시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성남시는 이번 수사 대상 가운데 최상위 기관으로 평가받는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성남시는 인·허가권을 가지는 데다 민·관 합동 시행사 가운데 공공 부문인 성남도시개발공사를 100%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 당시 성남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인 이 도지사였다.

10월 12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스1


대장동 사업 추진 당시 민간사업자 출자 승인 관련 검토보고서 등엔 이 도지사의 서명이 남아 있다. 이 도지사가 대장동 사업 추진 과정에 개입했거나 최소한 보고를 받았을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지난 3일 검찰에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성남시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의 공범이 될지 이목이 쏠린다.

이 도지사가 로비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진다. 국민의힘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화천대유 김만배의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발언에서 그분은 과연 누구인가”라며 “대장동 게이트와 민주당의 ‘내부자들’은 모두 ‘그분’으로 이재명을 가리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과 경찰이 곧 성남시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의 제출로는 관련 문서 전체를 입수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담당 공무원들끼리 주고받은 업무 관련 이메일과 회의록 등을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법조계와 정치권 등에서 “성남시청을 빨리 압수수색하라”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즉각 성남시청과 경기도청 압수수색을 하지 않으면 검찰과 수사 지휘라인을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겠다”라고 경고했다.

김민중·정유진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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