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감독은 ML 홈런왕 출신..팀은 역사상 가장 홈런 적은 소총부대
맷 윌리엄스(56) KIA 감독은 메이저리그(MLB) 홈런왕 출신이다. 샌프란시스코 소속이었던 1994시즌, 43홈런으로 내셔널리그(NL)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포지션 최고의 타자에게 수여되는 실버슬러거만 4번 수상했다.
지도자가 된 뒤에는 빅 볼을 고집하지 않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MLB 워싱턴 지휘봉을 잡았던 2014~15시즌, 적극적으로 작전 야구를 구사했다. 발이 빠른 선수들을 활용했고, 희생번트도 자주 지시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KBO리그에서도 1점을 짜내는 경기 운영을 자주 보여줬다. KIA는 지난 시즌(2020) 10개 구단 중 2번째(63개)로 많은 희생번트를 기록했다. 상위 타순에서 만든 득점 기회를 최형우·프레스턴 터커·나지완 등 장타력이 좋은 타자들이 해결하는 공격이 두드러졌다. 최형우와 터커는 모두 100타점 이상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윌리엄스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스몰 볼을 고수하고 있는 모양새다. 타선의 장타력이 크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KIA는 지난주까지 치른 126경기에서 팀 홈런 59개를 기록했다. 10구단 중 최하위다. 이 부문 9위 한화(77개)보다도 18개가 적었다. 팀 장타율(0.336)은 10위에 그쳤다. 지난해 빅 볼을 이끈 세 타자가 모두 부진했다. 터커는 시즌 내내 타격감이 안 좋았고, 나지완은 부상으로 31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최형우도 오른 눈에 물이 차는 질환이 생기며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144경기 페넌트레이스' 체제가 시작된 2015시즌 이후 한 시즌 '최소' 팀 홈런은 KIA가 2019시즌 기록한 76개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스스로 경신할 위기다. 올 시즌 KIA의 경기당 홈런은 0.47개. 남은 시즌 기대할 수 있는 홈런은 산술적으로 8~9개에 불과하다. 70개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대포 없이 소총 부대만 이끌고 있다. 그마저도 임무를 제대로 해내고 있는 사수는 최원준(151안타)과 김선빈(139안타)뿐이다. 두 타자가 아무리 기회를 많이 만들어도, 후속 타선에서 장타 생산이 적다 보니 다득점이 이뤄지지 않는다.
팀 내 거포 유망주는 내야수 황대인 한 명뿐이다. 최형우의 '에이징 커브'도 대비해야 한다. 윌리엄스 감독도 "뎁스(선수층)를 봤을 때 파워가 있는 선수를 보강할 필요성이 있다"라며 팀의 보완점을 짚었다. 마침 올 시즌이 끝나면 강타자들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다. KIA가 외부로 시선을 돌릴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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