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유동규 휴대폰 습득자 "최신형이라 주워, 유동규 몰라"

최모란 2021. 10. 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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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버린 휴대전화를 국가수사본부의 포렌식센터에서 분석하기로 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팀장 송병일)은 유 전 본부장이 은닉을 시도한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절차에 들어갔다고 12일 밝혔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에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서 아직 내부 정보를 확인하지 못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센터에 맡겨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지난 3일 수천억원대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8억원대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연합뉴스


유동규가 집어던진 휴대전화 포렌식 착수


경찰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남성 A씨와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을 이날 불러 해당 휴대전화에 대한 원본 확인 등 포렌식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29일 검찰이 주거지 압수수색을 하기 전 유 전 본부장이 창문 밖으로 집어 던진 휴대전화다.

당시 검찰은 이 휴대전화를 찾지 못한 채 압수수색을 끝냈다. 검찰이 휴대전화를 찾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한 주민은 “사람들이 위에서 휴대전화를 떨어트렸다며 찾는 것을 봤는데 그게 그 사람(유 전 본부장)의 것인지는 몰랐다”며 “누가 가져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나란히 내걸린 여야 '화천대유' 관련 현수막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4일 서울 송파구의 한 도로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내건 '화천대유' 관련 현수막이 나란히 보인다. 2021.10.4 k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경찰은 지난 7일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로부터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은닉해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이 휴대전화를 찾기 시작했다. 유 전 본부장의 주거지 인근 폐쇄회로 TV(CCTV)를 확인해 A씨가 길에 떨어진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가져간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A씨의 이동 경로를 확인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임의로 조작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당시 A씨가 보는 앞에서 휴대전화를 봉인했다.

경찰은 이날 A씨를 상대로 휴대전화를 습득한 경위를 조사했다. A씨는 “길에 휴대전화가 떨어져 있어서 그냥 가지고 왔다. 유 전 본부장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를 점유이탈물 횡령 및 증거은닉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A씨가 유 전 본부장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긴 했지만 휴대전화 포렌식이 끝나면 다시 한번 관련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앞으로 국가수사본부에서 진행하는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과 관련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유동규, 새로운 번호 극소수에만 알려


이 휴대전화는 유 전 본부장이 최근에 개통한 휴대전화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15~16일쯤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면서 기계도 아이폰 최신 기종으로 바꿨다고 한다. 그는 새로운 휴대전화 번호는 친분이 있는 극소수 지인들에게만 알렸다.
유 전 본부장에게 연락을 받았다는 한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에 관해 물었더니 ‘억울하다’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기간 성남도시개발공사 일부 직원들에게도 연락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주로 대장동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이들이라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이 여러 개의 휴대전화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이기인 성남시의원(국민의힘)도 지난달 2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잠적했던 도시개발공사 출신 모 본부장이 다른 폰을 개설해 현직 공사 일부 직원들에게 연락하고 있다는 썰. 누구에게 연락할지 대강 예상은 되는데 그러다 다 같이 망한다는 경고를 조심스럽게 드려본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변호인이 지난 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참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유 전 본부장은 구속되기 전 휴대전화 은닉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술에 취해 열 받아서 던졌다”, “지인에게 맡겼다” 등 다른 답변을 했다. 검찰에 체포되기 전엔 다른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이 2G폰을 사용했는데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서 스마트폰으로 바꾼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이 대포폰 등 여러 개의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법세련 관계자를 불러 증거인멸 고발 사건의 고발인 조사도 진행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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