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100만원 먹튀 아나운서, 돈 달라하자 "불쾌하다"

신혜연 2021. 10. 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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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캡처

경남 지역 방송국 모 아나운서에게 메이크업을 해주고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A씨의 사연이 온라인에 올라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연이 알려지면서 A씨는 메이크업을 해준지 약 40일 만에 비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메이크업 받고 100만원 넘게 먹튀한 경남 아나운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창원·부산 지역에서 10년째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A씨는 이 글에서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한 경남 지역 방송국 모 아나운서에게 메이크업을 해줬지만, 비용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커뮤니티 캡처


A씨는 “B아나운서에게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 명목으로 수차례 메이크업과 헤어를 해줬으나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조심스럽게 연락을 했는데 뻔뻔하게 적반하장으로 ‘불쾌하다’는 문자를 받았다. 너무나 억울해서 손이 벌벌 떨리더라. 돈은 못 받더라도 제가 쏟은 에너지와 노동력에 대한 인정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에 글을 남긴다”고 적었다.

A씨에 따르면 B아나운서는 지난 8월 21일 A씨에게 미스코리아 대회 출장 메이크업을 문의했다. A씨는 B 아나운서에게 8월 25일 리허설 메이크업을 진행했다. 리허설 메이크업 비용은 1회에 15만원으로 책정됐다. B아나운서가 "돈이 없다"고 호소하자 A씨는 1회 가격으로 메이크업을 2회 진행하기로 했고, 20만원 상당의 반영구 문신 시술까지 서비스로 제공하기로 했다. B아나운서는A씨에게 8월 27일 한 차례 더 리허설 메이크업을 받았다. A씨는 B 아나운서에게 이날 대회에 입고 갈 의상 4벌까지 무료로 빌려줬다.

8월 31일, A씨는 다른 실장과 함께 미스코리아 대회가 열리는 전남으로 가 B아나운서에게 메이크업을 해줬다. 이날 B아나운서는 예선에서 탈락했고, 일정은 종료됐다. B아나운서는 자신의 "멘탈이 나갔다"며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채 떠났다. A씨는 두 차례 연락해 결제를 부탁했으나 B아나운서는 결제 방식 변경 등을 이유로 번번이 결제를 미뤘다.

A씨는 “저는 집에서 300km나 되는 거리를 직접 운전해서 새벽까지 가서 메이크업을 여러 번 해드렸고, 의상 4벌과 메이크업 도구까지 무상으로 대여를 해드렸다. 처음부터 현금 결제를 조건으로 대폭 할인까지 해드렸고, 무엇보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헤어와 메이크업을 했다. 그런데 B아나운서는 한 푼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로 서비스를 다 받아놓고, 제가 연락하기 전까지 뻔뻔하게 아무 연락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한 달 이상 결제를 미룬 것도 모자라 저에게 갑자기 비용을 할인해 달라고 했고, 저는 최대한 할인을 해서 총 비용, 현금을 100만원까진 해드리겠다고 제안을 했는데도 저에게 ‘불쾌하다’며 적반하장의 문자를 보냈다. 또 할인해주면 방송할 때 메이크업을 ‘주 4회’ 받으려고 했다는 통보도 받았다. 왜 혼자 이런 상상을 하고 저에게 무언가를 베푼다는 듯이 말하는 거냐”고 했다.

A씨가 공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10월 7일 B아나운서는A씨에게 100만원이 부담된다며 추가 할인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A씨가 거부하자 3개월에 나눠서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를 욕하셔도 돈이 없습니다. 굉장히 가난합니다”라며 “이번 주 내로 입금하겠습니다”라고 했다.

해당 글을 본 네티즌들은 B아나운서가 활동 중인 방송국 유튜브에 “돈 갚아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A씨의 글을 본 B아나운서도 곧장 A씨에게 연락했다. A씨는 “돈 보낼 테니 계좌번호를 달라고 하더라. B아나운서 어머니가 돈을 입금했다며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커뮤니티 캡처


문자에 따르면 B아나운서 어머니는 “(딸이) 말을 안 해서 몰랐고 오늘 이야기 듣고 바로 해결했다. 아직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 사회초년생 아니냐. 남의 자식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든다는 거 과하다”며 A씨를 원망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X이 내 전화를 안 받는다”는 욕설 문자를 보냈다. 이어 B 아나운서의 어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보낼 문자를 잘못 보냈다"며 정정했다.

B아나운서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방송국 유튜브에 해명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사건의 진실 모르면 좀 그만 하세요”, “돈, 의상 다 보냈습니다. 원장님한테 싹싹 빌라고요? 지금 잊게 누가 누구한테 빌 일인데 말을 함부로 하십니까”, “본인입니다. 고소장 접수했고, 화요일부터 수사 시작입니다. 악플, 허위사실 유표, 신상털기, 평가 그만 하세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비용을 모두 받게 된 A씨는 추가로 글을 올렸다. A씨는 “저는 부당한 사실을 알려서 제 억울함을 호소하고, 이 업계에서 더 이상의 비슷한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올린 것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대응하진 않고 있다. 하지만, 댓글로 저를 응원해 주시고 정의를 추구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상황이 크게 바뀔 때 상황 보고를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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