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1개, 제가 진상인가요?"..네티즌도 싸웠다, 무슨 사연

하수영 2021. 10. 12. 06: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앙포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한 네티즌이 음식을 주문하고 직접 포장하러 갔는데 직원의 불친절한 태도로 기분이 상했다며 항의했는데 오히려 사장으로부터 진상 손님으로 취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이거 제가 진상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오늘 오전 10시 30분경 나는 순대가 먹고 싶고, 엄마는 튀김이 먹고 싶다고 해서 차를 타고 가다가 신호가 걸린 곳에서 배달 앱으로 주문했다. 비가 오면 배달시킬 때 오래 걸리고 기사님들도 위험하니 웬만하면 직접 가지러 가는 편”이라며 “도착해서 배달 앱을 보니 준비시간이 40분으로 돼 있었다”며 운을 뗐다.

A씨는 “원래 포장 주문은 10~15분 내외인데 ‘엥’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도착했으니 내려서 ‘배달 앱 포장 주문했다’고 했는데, 직원이 ‘질린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면서 ‘튀김 나오려면 한참 걸린다. 손님이 시간을 그렇게 설정한 거 아니냐’고 하더라”라며 “그래서 ‘얼마나 걸리냐’고 했더니 ‘한 시간 넘게 걸린다’ ‘앞에 있는 거 가지고 가시든가요’라고 해서 미리 나와 있는 쥐포 튀김으로 그냥 가져왔다. 그렇게 음식을 받아왔는데, 직원 표정이 너무 기분이 나빴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냥 ‘아침이라 튀김이 종류별로 다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데 일찍 오셨네요’라고 말하는 게 그리 어렵나. 그래서 리뷰에 별다른 글 없이 1점을 줬는데 리뷰에 사장님이 이렇게 쓰셨다. 내가 잘못한 거냐. 주인이 불친절하든 말든 입 다물고 사 먹어야 하나. 요즘 배달 앱 리뷰로 갑질하는 사람이 많다던데 나도 그런 부류인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A씨는 배달 앱에서 사장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첨부했다.

[네이트판 캡처]

음식점 사장은 A씨에게 “뭐 불편한 점이 있다면 먼저 죄송하다”며 “그런데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매장으로 연락을 주시지, 이런 점수는 아니라고 본다. 코로나19 시국에 다들 힘든데,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를 조금이나마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일부러 글을 안 썼는데, 이런 점수는 아닌가 봅니다? 그럼 뭐가 불만이었는지 적어드리겠다”며 “비도 오고 해서 차 타고 가면서 포장 주문했다. 운전하고 가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몰랐고 도착해서 보니 준비시간이 40분이었다.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나? 가게 가서 포장하러 왔다고 하니까 ‘질린다’는 표정으로 사람 보면서 ‘준비되려면 멀었다. 시간을 그렇게 해 둔 거 아니냐’고 하며 불친절한 말투와 표정이 기분이 상하더라”고 반박했다.

또 “제가 가게 사정까지 알아야 하나. 그냥 ‘아침부터 튀김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려서 40분 설정했는데 일찍 오셨네요’ 하면 될 것을 짜증 내는 말투부터 눈빛까지 보였다”며 “음식이 맛있어서 늘 이 집 시켜먹고 사러 가고 했는데 오늘은 어이가 없었다. 마스크 쓰고 있는 세상에 보이는 건 눈밖에 없는데 눈빛 하나 때문에 이렇게 기분이 나빠 보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설전은 이어졌다. 사장은 A씨를 향해 “저희가 준비가 안 돼서 소요시간 40분 눌렀는데, 고객님이 확인 안 하고 오셨지 않나. 그리고 저희 직원이 고객님에게 ‘질린다’고 하던가. 고객님의 생각이다. 마스크 썼고, 눈만 보고 어떻게 아느냐”라며 “제 입장으로는 그냥 고객님이 시간 확인 안 하고 오셨는데 튀김이 안 돼 있으니 짜증이 나셨나 보다. 이렇게밖에 해석이 안 된다. 모든 걸 감정대로 생각하시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A씨 역시 “댓글 보니 어이가 없어서 한 마디 더 남긴다”라며 재반박했다. A씨는 “튀김이 아직 안 나왔다기에 ‘그럼 얼마나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보니 한숨 쉬면서 ‘한 시간 넘게 걸린다’라고 하셨다”라며 “저는 짜증 낸 적 없다. 꼭 사람이 말로 해야만 감정이 전해지나. 점수가 그렇게 중요하시면 일을 똑바로 하시라”고 비판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매장이 40분 소요시간 찍었는데 그걸 못 보고 매장 간 건 글쓴이 아닌가. 기분 나빠야 할 일이 아닌 것 같다” “글쓴이도 잘한 건 없다” “진상 고객 맞다. 준비시간 확인 안 한 건 글쓴이 잘못이다. 가게 입장에선 ‘당장 내놔라’라는 식으로 들렸을 것”이라며 ‘손님이 잘못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가게가 잘못한 것’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직원이 고객 응대를 잘못한 게 맞다” “일찍 도착해서 주문한 거 기다리는 게 뭐가 진상이냐. 꼭 시간 맞춰서 도착해야 하냐. 언제쯤 준비되냐는 질문도 못 하나” “손님은 ‘빨리 내놓으라’고 한 적이 없다. 진상일 이유가 전혀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