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인상 6개월 전 알리고 이사비 줘야".. 美도 임대차법 논란

전웅빈 2021. 10. 12.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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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시애틀 시의회가 임차인 보호를 위해 추진한 법안이다.

월세 100만원을 110만원으로 인상하려는 집주인은 세입자 이주 지원비로 300만 원을 내야 하고, 시는 이를 퇴거하는 세입자에게 지급한다.

10일(현지시간) 주택 임대 플랫폼업체 줌퍼에 따르면 시애틀의 원 베드룸 임대료 평균은 현재 1690달러로, 미국 100대 대도시 중 13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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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회, 세입자 보호 법안 추진


‘임대료 인상 시 180일 전 통지’ ‘10% 이상 인상하려면 3개월 치 월세 이사비 지원’

최근 미국 시애틀 시의회가 임차인 보호를 위해 추진한 법안이다. 월세 100만원을 110만원으로 인상하려는 집주인은 세입자 이주 지원비로 300만 원을 내야 하고, 시는 이를 퇴거하는 세입자에게 지급한다. 집주인은 최소 6개월 전 인상 금액을 알리도록 해, 세입자 선택권을 높였다. 이전에는 60일 전에만 통지하면 됐다.

지지자들은 이 법안이 임대료 인상을 감당할 수 없어 이사를 해야 하는 이른바 ‘경제적 퇴거’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처럼 집주인들 반발은 거셌다. 워싱턴임대주택협회와 다가구주택협회는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주택을 더 비싸게 만든 나쁜 아이디어”라고 비판했다. 법안을 주도한 크샤마 사완트 시의원은 주민소환투표 대상까지 됐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의회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승 추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10일(현지시간) 주택 임대 플랫폼업체 줌퍼에 따르면 시애틀의 원 베드룸 임대료 평균은 현재 1690달러로, 미국 100대 대도시 중 13위 수준이다.

시애틀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애틀의 임대료 상승폭(전년 대비 2.5%)은 다른 지역에 비하면 높은 편도 아니다. 주거비가 가장 비싼 뉴욕은 원 베드룸 월세 평균이 2950달러로, 지난해 대비 13.5% 폭등했다. 5위인 워싱턴도 2210달러로 11.1%가 올랐다.

실물 거래를 다루는 부동산업체 분석 수치는 좀 더 심각하다. 미국 최대 임대주택 플랫폼인 드웰시는 올해 임대료 평균이 지난해 대비 9.6%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임대료 상승을 견인한 건 집값 상승이다. 부동산중개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전체 주택가격 평균이 38만6888달러로 전년 대비 24.8% 증가했다. 미국 연간 주택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이미 전년 대비 두 자릿수에 달할 정도로 가팔랐고, 올 1분기에는 상승폭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주택 구매 수요를 늘린 탓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노동력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 신규 주택 공급은 줄었고, 이는 기존 주택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했다. 매매가격 상승의 충격이 시차를 두고 임대 시장으로 이동했다. 게다가 주택 매매 시장에서 밀려난 계층과 신규 가구층은 임대 매물 수요를 키우고 있다. 렌트카페는 “임대료를 가장 많이 올린 두 그룹은 MZ세대”라고 분석했다.

충격은 서민들에게 즉각 전달된다. 아파트먼트 리스트 경제분석가 크리스토퍼 살비아티는 “저소득 도시 거주자들이 특히 위험에 처했고, 일부는 노숙자로 전락할 우려까지 제기됐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임대료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우려도 있다. 코넬 풀렌캠프 듀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대료는 주택가격과 달리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반영된다”고 분석했다.

주거비용 증가가 에너지 가격 급등과 맞물리며 겨울 위기설도 제기된다. WSJ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해 들어 64%, 천연가스 가격은 6개월 만에 2배 상승했다. 난방용 기름도 올해 68% 올랐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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