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이낙연 불복선언과 이재명의 위기

오병상 2021. 10. 1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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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대선후보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이 후보가 대전현충원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김성태/2021.10.11.

정치적 민감한 선거인단투표 이변


대장동 의혹의 폭발성 예고하는듯

1. 이런 이상한 투표결과는 처음입니다.
10일 민주당 대통령후보경선, 그 중에서도 선거인단(3차) 투표결과는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기존의 투표결과 혹은 여론흐름에 비해 너무 튀는 결과입니다. 민주당 경선은 지역별 투표(권리당원+대의원)와 선거인단(일반당원 국민)투표 두가지 입니다. 선거인단은 3차례로 나눠 투표하는데 이번이 3차입니다.

2. 첫번째 비교. 이전 1ㆍ2차 선거인단 투표결과와 전혀 다릅니다. 1차 선거인단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 51.09% 이낙연 전 대표 31.45%. 2차 선거인단 당시 이재명 58.17% 이낙연 33.48%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이재명 28.30%에 불과합니다. 이낙연이 62.37%로 압도적입니다. 이바람에 이재명은 득표총합 50.29%로 겨우 과반을 넘겼습니다. 과반이 되었기에 2등(이낙연)과의 결선투표 없이 대선후보로 확정됐습니다.

3. 두번째 비교. 같은 날(10일) 발표된 서울지역 권리당원(당비를 내는 진성 당원) 투표결과 이재명 51.45% 이낙연 36.50%입니다. 이는 다른 지역 평균과 비슷합니다.
그러니까..3차 선거인단 발표는 같은 날 권리당원 투표결과에 비해서도 튀는 결과입니다.

4. 세번째 비교. 일반 여론조사도 권리당원 투표나 1ㆍ2차 선거인단 투표와 비슷하지만 3차 선거인단 투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한국갤럽이 최근(5일-7일) 조사한 ‘대선주자 선호도’를 보면 이재명이 25%로 1위입니다. 이낙연은 8%로 4위. 최근 1년간 조사결과 흐름을 봐도 이재명이 25% 내외로 계속 1등입니다. 이낙연은 최근 조금 올랐지만 이재명의 절반에 못미칩니다.

5. 이런 이변의 최대 원인은 ‘대장동 의혹’입니다.
3차 선거인단이 투표한 건 10월 6일부터 10일 사이입니다. 이재명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구속된 것이 10월 3일입니다. 대장동 의혹이 한창 제기되던 가운데 투표가 이뤄졌기에 이재명 지지가 확 떨어진 걸로 봐야 합니다.

6. 의문이 남습니다. 그러면 같은 시기에 투표한 권리당원+대의원들은..왜 여전히 이재명에게 51.45%의 표를 던졌을까요? 왜 일반여론은 여전히 이재명을 지지하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을까요?
이는 선거인단이란 집단의 특성으로 설명해야할 듯합니다.

7. 선거인단은 권리당원+대의원 같은 정당조직원과 일반국민 사이에 위치한 민주당 지지자들입니다.
열혈당원인 권리당원은 대장동 의혹을 믿지 않는 외눈박이거나, 의혹에도 불구하고 본선경쟁력을 고려해 이재명을 선택한 전략적 투표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일반국민들은 상대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거나, 대장동 의혹이 복잡해 판단을 못내렸을 수 있습니다.

8. 상대적으로 선거인단은 대장동 의혹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집단입니다.
정치에 관심이 높아 의혹을 잘 알고 있으며, 적극적인 민주당 지지자로서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의혹이 커질수록 이들의 우려도 커질 겁니다. 이들은 일반국민, 특히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선택을 예고하는 선행집단으로 주목됩니다.

9. 따라서 이낙연이 경선에 불복하는 건 정치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이낙연 캠프는 11일 당에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중도하차한 정세균ㆍ김두관 후보가 사퇴이전 얻은 표를 유효표로 계산하면..이재명의 득표합계가 49.33%, 즉 과반이 안되니까 결선투표를 하자는 주장입니다. 만약에 대비해 지지세력을 다지고 있는 중입니다.

10. 물론 결선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당에선 이미 ‘이재명 후보’를 선언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하메시지’를 보내 보증했습니다. 김어준도 방송에서 ‘불가능’을 선언했습니다. 이미 여권에서 이재명은 차기 대통령이나 마찬가지니까요..이제 대장동과 함께 남은 건 본선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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