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천공스승, 朴정부 수사도 조언했나"..尹 "연 끊었다"
호남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 첫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또다시 ‘미신 논란’을 둘러싼 거친 설전을 벌였다.
11일 오후 원희룡ㆍ유승민ㆍ윤석열ㆍ홍준표(가나다순) 등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4명은 광주에서 토론회를 가졌다. 8일 2차 컷오프를 통해 ‘4강’으로 후보를 압축한 뒤 열린 첫 토론회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호남과 동행한다는 의미에서 첫 토론회 개최지를 광주로 잡았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에서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은 유튜버 ‘천공스승’과 윤 전 총장의 관계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천공스승은 유튜브에서 정치ㆍ사회분야에 대해 ‘정법’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하는 인물로, 앞서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이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사퇴에 대해 “정리할 시간이 될 것이라고 코칭해줬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분 유튜브를 몇 개 봤는데 무지 황당했다”며 “‘손바닥이 빨간 이유가 에너지가 나가기 때문이고, 암 걸린 환자가 피를 토하고 암이 나았다’, ‘기독교에서 성령을 받들거나 무당한테 성령을 받들거나 똑같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이 사람과 어떻게 알게 됐나”라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이분이 올린 게 한 1만 개가 되는데, 말씀하신 걸 제가 믿을 거라고 생각하느냐”며 “저는 27년 간 법조계에서 칼같은 이성과 증거, 합리에 의해 의사결정을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이 “어떻게 알게 됐느냐”고 재차 묻자 윤 전 총장은 “과거 어떤 분이 ‘재밌는 유튜브가 있다’고 해서 부인과 같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하 일문일답.
▶유승민="뭐라고 불렀나. 이 사람은 자칭 ‘천공스승’이라고 하는데."
▶윤석열="선생이라고 했다."
▶유승민="검찰총장 그만둘 때도 이 사람이 조언했나."
▶윤석열="저한테 총장 관두라고 한 사람은 수백명이고, 저는 끝까지 임기를 지키려고 했다."
▶유승민="박근혜 정부 구속수사를 할 거냐 말 거냐도 이 사람이 조언했나.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했는데 이런 황당한 사람이 ‘멘토’라며 헛소리를 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야하는 것 아닌가."
▶윤석열="제가 모르니까 만났고, 그런 말이 언론을 통해 나오자마자 ‘이건 아니다’ 해서 그 이후 연락을 딱 끊었다."
한편 유 전 의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집중 공격하자 윤 전 총장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윤 전 총장의 장모와 부인이 연루 의혹을 받는 사건으로,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니까 (문재인 정부가)저에게 보복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내사보고서를 언론에 흘렸다. 저의 정치 행로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이 “박영수 전 특검과 윤 전 총장이 적폐 수사 한 건 다 잘한거고, 문재인 검찰이 장모와 부인의 주가 조작 사건 수사하는건 정치적 수사냐”고 되묻자 윤 전 총장은 “전례가 없다. 1년 6개월 간 뭐가 안 나왔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이 한 언론사 칼럼을 인용해 “지금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MB의 다스 꼴’ 난다고 한 걸 봤느냐”는 질문에 말을 끊어가며 “무슨 그런 말씀을 하느냐. 같은 후보자 입장에서 이제 이런 질문을 하면 후보자 비방 문제라 답변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이 다른 후보에게 질문을 할 때도 계속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홍준표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 및 나토(NATO)식 핵공유와 관련해 윤 전 총장과 설전을 벌였다. 홍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 등에 찬성하는 입장인 반면 윤 전 총장은 앞서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북한 핵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핵이 없어지느냐.”
▶윤석열="비핵화를 전제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하에 북한을 압박하는 것과 (둘다 핵을 보유하고 협상하는 건)다르다. 결국 어떤 게 레버리지가 크냐 문제다.
▶홍준표="최근 미국 전문가들도 ‘한국 핵 보유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고 주장한다.”
▶윤석열="미국 정부 공식 입장은 아직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엄격히 하자는 것이다.”
“가난해본 경험이 있느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질문에 윤 전 총장이 “생라면”을 언급하기도 했다. 원 전 지사가 “평생 살면서 가난해 본 경험이 있나. 진짜 가난한 사람과 생활을 같이 해본 경험이 있나”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고시공부 할 때 정말 가난한 친구들과(함께 지냈다). 제가 클 때는 주변에 가난이 일상화돼있었다. 생라면(을 먹었다)”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후보들의 입장이 유일하게 일치한 건 전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비판 과정에서였다. 유 전 의원은 “지금쯤 구속수사 돼야 할 사람이 집권여당 후보가 된 게 참 개탄스럽다”며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 경제를 망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도 “정의와 촛불을 중시하는 민주당 여러분, 이런 후보가 대통령 후보라는 게 부끄럽지 않나”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대선 경선에서 중도사퇴한 정세균ㆍ김두관 후보의 표를 무효처리 한 점을 문제삼고 있는 점을 들며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표 계산 방법이 법에 어긋난다. 이 전 대표 측이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되면 100퍼센트 뒤집힌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약 토론에선 후보들 모두 호남 표심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모두발언에서부터 “국민통합”을 강조한 윤 전 총장은 “광주를 AI산업의 중심지로, 전남은 우주산업의 선도지역으로 만들겠다. 전북은 새만금 국제투자진흥지구로 지정개발하겠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호남의 사위”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남 무안 국제공항을 국내 4대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고 했고, 유 전 의원은 “영ㆍ호남을 아울러 반도체 미래도시를 건설하겠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호남특임장관 임명 등 호남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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