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천공스승, 朴정부 수사도 조언했나"..尹 "연 끊었다"

성지원 2021. 10. 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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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 첫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또다시 ‘미신 논란’을 둘러싼 거친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원희룡(왼쪽 사진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원희룡ㆍ유승민ㆍ윤석열ㆍ홍준표(가나다순) 등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4명은 광주에서 토론회를 가졌다. 8일 2차 컷오프를 통해 ‘4강’으로 후보를 압축한 뒤 열린 첫 토론회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호남과 동행한다는 의미에서 첫 토론회 개최지를 광주로 잡았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에서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은 유튜버 ‘천공스승’과 윤 전 총장의 관계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천공스승은 유튜브에서 정치ㆍ사회분야에 대해 ‘정법’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하는 인물로, 앞서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이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사퇴에 대해 “정리할 시간이 될 것이라고 코칭해줬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분 유튜브를 몇 개 봤는데 무지 황당했다”며 “‘손바닥이 빨간 이유가 에너지가 나가기 때문이고, 암 걸린 환자가 피를 토하고 암이 나았다’, ‘기독교에서 성령을 받들거나 무당한테 성령을 받들거나 똑같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이 사람과 어떻게 알게 됐나”라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이분이 올린 게 한 1만 개가 되는데, 말씀하신 걸 제가 믿을 거라고 생각하느냐”며 “저는 27년 간 법조계에서 칼같은 이성과 증거, 합리에 의해 의사결정을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이 “어떻게 알게 됐느냐”고 재차 묻자 윤 전 총장은 “과거 어떤 분이 ‘재밌는 유튜브가 있다’고 해서 부인과 같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하 일문일답.

▶유승민="뭐라고 불렀나. 이 사람은 자칭 ‘천공스승’이라고 하는데."
▶윤석열="선생이라고 했다."
▶유승민="검찰총장 그만둘 때도 이 사람이 조언했나."
▶윤석열="저한테 총장 관두라고 한 사람은 수백명이고, 저는 끝까지 임기를 지키려고 했다."
▶유승민="박근혜 정부 구속수사를 할 거냐 말 거냐도 이 사람이 조언했나.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했는데 이런 황당한 사람이 ‘멘토’라며 헛소리를 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야하는 것 아닌가."
▶윤석열="제가 모르니까 만났고, 그런 말이 언론을 통해 나오자마자 ‘이건 아니다’ 해서 그 이후 연락을 딱 끊었다."

한편 유 전 의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집중 공격하자 윤 전 총장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윤 전 총장의 장모와 부인이 연루 의혹을 받는 사건으로,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니까 (문재인 정부가)저에게 보복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내사보고서를 언론에 흘렸다. 저의 정치 행로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이 “박영수 전 특검과 윤 전 총장이 적폐 수사 한 건 다 잘한거고, 문재인 검찰이 장모와 부인의 주가 조작 사건 수사하는건 정치적 수사냐”고 되묻자 윤 전 총장은 “전례가 없다. 1년 6개월 간 뭐가 안 나왔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이 한 언론사 칼럼을 인용해 “지금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MB의 다스 꼴’ 난다고 한 걸 봤느냐”는 질문에 말을 끊어가며 “무슨 그런 말씀을 하느냐. 같은 후보자 입장에서 이제 이런 질문을 하면 후보자 비방 문제라 답변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이 다른 후보에게 질문을 할 때도 계속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원희룡(왼쪽부터 첫 번째), 유승민,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신동남 열사 묘역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홍준표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 및 나토(NATO)식 핵공유와 관련해 윤 전 총장과 설전을 벌였다. 홍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 등에 찬성하는 입장인 반면 윤 전 총장은 앞서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북한 핵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핵이 없어지느냐.”
▶윤석열="비핵화를 전제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하에 북한을 압박하는 것과 (둘다 핵을 보유하고 협상하는 건)다르다. 결국 어떤 게 레버리지가 크냐 문제다.
▶홍준표="최근 미국 전문가들도 ‘한국 핵 보유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고 주장한다.”
▶윤석열="미국 정부 공식 입장은 아직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엄격히 하자는 것이다.”

“가난해본 경험이 있느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질문에 윤 전 총장이 “생라면”을 언급하기도 했다. 원 전 지사가 “평생 살면서 가난해 본 경험이 있나. 진짜 가난한 사람과 생활을 같이 해본 경험이 있나”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고시공부 할 때 정말 가난한 친구들과(함께 지냈다). 제가 클 때는 주변에 가난이 일상화돼있었다. 생라면(을 먹었다)”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후보들의 입장이 유일하게 일치한 건 전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비판 과정에서였다. 유 전 의원은 “지금쯤 구속수사 돼야 할 사람이 집권여당 후보가 된 게 참 개탄스럽다”며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 경제를 망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도 “정의와 촛불을 중시하는 민주당 여러분, 이런 후보가 대통령 후보라는 게 부끄럽지 않나”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대선 경선에서 중도사퇴한 정세균ㆍ김두관 후보의 표를 무효처리 한 점을 문제삼고 있는 점을 들며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표 계산 방법이 법에 어긋난다. 이 전 대표 측이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되면 100퍼센트 뒤집힌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약 토론에선 후보들 모두 호남 표심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모두발언에서부터 “국민통합”을 강조한 윤 전 총장은 “광주를 AI산업의 중심지로, 전남은 우주산업의 선도지역으로 만들겠다. 전북은 새만금 국제투자진흥지구로 지정개발하겠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호남의 사위”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남 무안 국제공항을 국내 4대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고 했고, 유 전 의원은 “영ㆍ호남을 아울러 반도체 미래도시를 건설하겠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호남특임장관 임명 등 호남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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