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일의 역주행] 어렵게 돌아왔던 심석희, 올림픽 출전 불발?

최근 불거진 욕설 논란 사과 "당시에는 심신 미약 상태"
지난 5월 어렵게 따낸 대표 자격, 이번 월드컵 출전 무산

심석희. ⓒ 뉴시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가 동료 선수 비하 및 욕설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심석희는 11일 매니지먼트사 갤럭시아에스엠을 통해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특히 기사를 접하고 충격받았을 김아랑과 최민정,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진천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 이로 인해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로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점은 현재까지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쇼트트랙에 관심을 주시고 응원해주신 국민과 선수, 관계자분들이 충격 받으셨을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과거의 미성숙한 태도를 뉘우치고, 깊은 반성과 자숙을 통해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심석희는 많은 이들로부터 걱정과 격려를 받았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기둥이다. 지난 평창 올림픽 이후 불거진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논란의 피해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표팀에 복귀하기 까지 2년의 세월이 걸렸고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서 우승을 차지, 당당히 베이징 올림픽행 자격을 얻으면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렇기에 이번 욕설 논란이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심석희 본인은 심신 미약으로 인한 불안한 상황 때문이라 해명했으나 욕설과 비난의 수위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왼쪽부터 김아랑, 심석희, 최민정. ⓒ 뉴시스

어렵게 따낸 대표 자격도 사실상 사라질 전망이다.

일단 빙상연맹은 “심석희가 지금 분위기에서 함께 훈련하는 것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분리 조치로 현재 심석희는 진천선수촌에서 나왔다"라며 "다음 주부터 열리는 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 참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심석희는 이번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으나 논란이 쉽게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대표팀서 한솥밥을 먹는 선수들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비난에 나섰기 때문이다.

쇼트트랙은 개인전 외에도 팀플레이가 강조되는 계주 종목도 치러야 하며 선수들의 마음이 하나 되어야만 우승할 수 있다. 올림픽까지 넉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 불거진 욕설 논란이 봉합될 수 있을지, 선수들의 용서가 있어야만 심석희의 올림픽 출전도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