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 연구 제3지대 싱크탱크 만들자"..상의, 대선 건의
최태원 회장 등 73개 상의 회장단 참여
내년 3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한상공회의소 전국 회장단이 주요 정당에 경제 정책 건의 사안을 건넸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고 미래도 밝지만은 않다”며 “이번 대선을 국가 발전을 논의하는 장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전국 상의 회장단 “미래 위한 경제계 제언”
대한상의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73개 전국 상의 회장단이 ‘20대 대선에 바란다.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이라는 제언집을 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상의는 이를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정의당·국민의당·열린민주당 등 주요 정당에 12일 전달할 예정이다.
114쪽 분량의 제언집 서문에는 “선배 세대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산업화와 정치 민주화를 달성했듯이 이제는 우리 세대가 국가 발전의 마지막 단계를 완성시킬 차례”라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문에는 미래를 위한 3대 명제와 10대 아젠다, 국가 운영 5대 개혁과제와 70개 액션 아이템이 담겨 있다.
“제3지대 싱크탱크, 쟁점 사안 국민투표”
상의는 우선 ‘경제의 지속성장토대 재구축’을 첫 번째 명제로 꼽았다. 2010년 6.9%였던 민간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0.3%까지 떨어지는 등 민간 활력이 하락하고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숙기에 접어든 주력산업을 대체한 신산업 전환이 부진하다는 이유를 댔다. 또 근로시간은 길지만, 생산성은 낮고 삶의 만족도가 낮은 사회 상황을 고려해 두 번째 명제로 ‘사회구성원 행복증진’을, 세 번째 명제로 ‘국가발전의 해법과 변화 만들기’를 제시했다.
이들은 “현행 국가사회시스템과 개별과제 해결방식으로는 국가발전은 물론 패러다임 격변기 대응도 힘들다”며 국가운영의 5대 개혁과제도 제시했다. 미래와 세계를 중심으로 국가발전 시야를 확보하고 부문 간 선순환을 위해 국가발전 지향성 원칙을 확립해 민간 활력 증진을 위해 낡은 법 제도와 인센티브 메커니즘을 손보자는 내용이다. 또한 경제 역동성과 계층 이동성의 토대를 재구축하고 국가발전 성과를 만들 정책 결정 규칙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미래와 국제관계를 연구할 제3지대(정파 초월) 싱크탱크를 만들고, 대통령 직속 법제도혁신위원회와 법제도혁신특위를 설치해 민간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또 국가 쟁점 사안에 국민 투표를 도입하고, 의원발의법안에 입법영향평가절차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백신 접종자 방역수칙 면제”
전 세계적 관심사인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전담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수소환원 제철기술 등 관련 기술 개발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달라는 요청도 포함됐다. 또 건물·수송부문에는 저탄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원전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 관련 현금성 인센티브를 확대하자는 안도 냈다. 영유아 사회보육 망을 확충하고 재택·원격 등 근무형태를 유연화하는 한편 동아시아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국적취득 전에도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형저축제도를 부활하고 중소기업 재직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제도의 도입을 요청했다. 국가 발전의 정책 결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정책 프로세스를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각 후보가 대한민국을 현재보다 더 나은 나라로 만들 해법을 놓고 경쟁하길 기대한다”며 “과거보다는 미래와 세계경영, 경제의 지속발전, 그리고 행복한 국가를 만드는 일에 대한 담론과 정책이 펼쳐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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