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표 "이재명 화이팅"..이낙연측 "깔아뭉개나" 격앙

한영익 2021. 10. 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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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11일 대선후보 경선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민주당 총무국에 제출했다. 이낙연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을 맡았던 최인호 의원은 이날 오후 민주당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특별당규 59조 1항 유권해석에 대한 이의신청서’라는 표지의 서류봉투를 냈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특별당규 59조 1항의 당 선관위 유권해석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전 대표 측은 중도 사퇴한 후보들의 표를 유효표로 인정할 경우 이재명 후보가 과반에 실패한 만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의원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최고위가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수용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담았다. 결선투표를 치러야 그게 진정한 원팀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제20대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지도부-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상견례’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2021.10.11/뉴스1


그러나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후보와 함께 일심으로 단결”을 언급하며 사실상 이 후보 측 손을 들어줬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후보와 당 지도부의 면담 자리에서 “바로 뒤에 백드롭 로고도 이재명 후보의 얼굴이 그려졌다. 이제부터 이 후보는 단순 경기지사가 아니라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집권 여당 민주당의 후보가 된 것”이라고도 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 토건 세력 비리에 대한 대책위를 구성해서 전당적으로 대응하겠다. 성남시가 얼마나 일을 잘 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화천대유는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이 후보 입장에 보조를 맞췄다. 회의에 참석한 이 후보와 송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등 당 최고위원들은 “민주당 화이팅! 이재명 화이팅! 송영길 화이팅!”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의 논의 내용에 대해 “쉽지 않은 선거인 만큼, 통합·원팀이 중요하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팀천국·분열지옥’이란 말을 했다. (당규 논란이) 법적으로 다툴 일은 아니지 않느냐는 최고위원들의 걱정과 당부도 있었다”고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대선 후보가 바뀔 일은 없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고 수석대변인은 “이의신청이 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는 보겠지만, 다르게 결론을 낼 방법 또한 마땅치 않다. 추천장 전달로 공식적으로 완료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1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대표는 오전에도 이 후보의 대전현충원 참배에 동행해 “우리 당은 어제 이재명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했다. 제가 추천서를 전달했다”며 이 전 대표 측이 제기한 이른바 ‘사사오입’ 논란을 일축했다. “집권여당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 이 당헌·당규(59조 1항)는 이해찬 전 대표 때 만들어져, 지난해 8월 이낙연 전 대표를 선출하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라는 설명이었다. “대통령도 어제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을 통해 경선 과정이 잘 됐다고 분명히 명시해서 축하메시지를 보내줬다”는 언급도 덧붙였다.

다만 송 대표는 ‘이의제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표현하기보다는, 저희는 어제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 후보자로 선포했고, 추천장을 공식적으로 수여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이의제기된 것들은 선관위나 당 기구의 공식 절차를 통해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의제기 절차마저 무시하는 모양새가 될 경우, 원팀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말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에서는 “당 지도부의 의도적 무시는 부정선거”(김종민 의원)라며 송 대표를 향한 격앙된 반응이 적지 않았다.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도왔던 한 의원은 “송 대표가 경선연기론 때처럼 깔아뭉개려고 하는 것 같은데, 좀 달래주는 시늉이라도 하는 게 정치적 지혜 아니냐”며 “이렇게 하면 이낙연 지지자들이 본선에서 합심하기가 어려울 거다. 이러다 본선에서 패배하면 다 송영길 탓이란 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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