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손흥민의 시대라 억울한 이란 탈아시아 공격진, 김민재의 K-WALL을 만난다

서호정 기자 2021. 10. 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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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이란은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에서 가장 경쟁력 높은 공격 자원을 꾸준히 배출했다. 알리 다에이, 알리 카리미, 메디 마다비키아, 바히드 하세미안 등이 90년대부터 2000년대를 걸쳐 독일 분데스리가를 중심으로 유럽에서도 활약할 수 있음을 증명해 왔다. 


최근 들어서도 국가대표 공격 자원 상당수가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이란 역대 A매치 득점 순위에서 5, 6, 7위에 나란히 랭크 된 사다르 아즈문(제니트), 카림 안사리파드(AEK아테네), 메디 타레미(FC포르투)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윙어지만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춘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 아즈문, 타레미, 자한바크시는 탈아시아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자신들이 뛰는 유럽 무대에서 개인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현역 빅 리거는 아니지만 빅 리그의 관심을 받아 온 선수들이다.


아즈문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랜 시간 활약 중이고, 리그 최강자 중 하나인 제니트에서 아르템 주바와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2019-2020시즌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2020-2021시즌 리그 MVP도 거머쥐었다. 도르트문트, AS로마, AC밀란 등과 링크가 났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트린 바 있다. 


타레미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2019-2020시즌 히우아브에서 18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라 리그 3강 중 하나인 FC포르투로 이적했다. 2020-2021시즌에는 리그에서만 16골 15도움으로 득점 3위, 도움 1위를 기록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 시즌 전체로는 23골 18도움으로 유럽에서 활약 중인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22골 17도움의 손흥민보다 2개 더 많았다. 이번 최종예선에서도 팀이 기록한 5골 중 2골을 책임지고 있다.


자한바크시는 2017-2018시즌 AZ알크마르 소속으로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득점왕에 등극했다. 250억 원에 육박하는 큰 이적료를 기록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으로 이적했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은 펼치지 못하고 3년 만에 네덜란드 무대로 돌아갔다. 현재는 폐에노르트 소속으로 아즈만, 타레미와 비교해 기세가 꺾인 감은 있지만 이번 최종예선에서 2골을 넣으며 무시할 수 없는 선수임을 보여준다. 


이 세 선수의 커리어와 활약상을 놓고 보면 한 시대를 기준으로 아시아 최고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역대 최고의 선수이자 월드클래스로 분류되는 손흥민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이유로 수년째 최고의 타이틀은 달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즈문은 2020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도 중국의 티탄스포츠가 선정하는 아시아의 발롱도르 격인 올해의 아시아 선수상에서 손흥민(286점)에게 크게 뒤진 2위(89점)에 그쳤다. 리그의 격차와 활약상의 질 면에서 넘사벽 수준이라는 얘기다. 


그나마 이들이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건 국가대표팀 간의 맞대결에서의 우위다. 이란은 최근 한국을 상대로 6경기 연속(4승 2무) 패배가 없다. 손흥민은 그 6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아직 이란을 상대로는 A매치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12일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이란의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은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화려한 공격진을 보유한 두 팀의 맞대결이다. 한국은 손흥민을 위시해 황의조, 황희찬이 있다. 이란도 이라크, 시리아를 상대로 모두 선발 출전한 아즈문, 타레미, 자한바크시 조합을 내세울 것이 확실시된다. 


반대로 말하면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양팀 모두 상대의 위협적인 공격진을 막아내는 것이 필수 과제다. 이란에게 손흥민이 위협적인 존재인 것처럼, 벤투호의 수비라인에게도 이란의 3인방은 반드시 통제해야 하는 대상이다. 


이란의 공격진은 한국의 새로운 벽 앞에 선다. 페네르바체 입단 후 한층 더 단단해진 김민재다. 김민재는 이번 최종예선 3경기에서 압도적인 수비력을 자랑하며 벤투호가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향해 순항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유럽 진출 후에도 호평 받고 있는 힘과 스피드, 수비 기술은 아시아권에서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김민재도 이번 A대표팀 합류 전 페네르바체에서 7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다 보니 시리아전에서는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도 잠시 노출했다. 게다가 이란의 공격 3인방은 각기 다른 장점을 활용, 단순하지만 빠르고 결정력 있는 플레이로 밀고 들어온다. 김민재와 더불어 김영권 등 다른 수비수들이 아즈문, 타레미를 함께 저지해야 한다. 


이번 맞대결은 한국과 이란의 양강 구도로 흘러가는 A조 선두 싸움의 1차 분수령이다. 이란이 승리하면 2위 한국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리며 독주 체제를 형성하게 된다. 한국이 이기면 이란에 승점 1점 차로 앞서며 처음 A조 1위에 오른다. 이란은 한국전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천적 관계 유지를 원하겠지만, 반대로 한국은 지긋지긋한 이란과의 악연, 아자디에서의 A매치 무승을 깨길 원한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지난 2019년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전을 가졌고 당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은 황의조가 후반 12분 선제골을 넣었지만, 5분 뒤 김영권의 자책골로 승리에 실패했다. 이란은 아즈문이 원정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타레미, 자한바크시가 선발 출전한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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