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찝찝한 승리' 이재명에 野 주자들 "제2의 사사오입" "대장동 비리 몸통"

윤성민 2021. 10. 1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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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결과를 이재명 경기지사의 “찝찝한 승리”(임승호 대변인)로 규정한 국민의힘이 이 지사에 대한 파상 공세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이 지사가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패한 결과를 두고 대장동 특혜 연루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동시에 민주당 내 경선 불복 논란과 관련해 이 지사의 승리를 “제 2의 사사오입”이라고 비판했다.


“그 돼지가 이재명”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1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가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28.3%를 득표하며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62.3%)에 크게 뒤진 것을 언급했다. 그는 “쏟아지는 증거와 정황, 수사 선상에 오른 인물들이 범죄의 몸통으로 이 지사를 지목하고 있는데도, ‘국힘 게이트’로 덮어씌우기를 하고 있으니, 아무리 민주당 지지자라 할지라도 쉽게 수긍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에 거짓말로 대처하고 있다며 “괴벨스식 세뇌선동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청년회의 창립기념식 및 호남 발대식에서 참석자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의원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거론하며 “민주당 내에서도 이제는 대장동 비리의 주범은 대선에 내보낼 수 없다는 정확한 의사표시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페이스북엔 “야당도 마찬가지”라며 “결국은 온갖 가족비리와 본인비리에 휩싸인 후보로는 본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썼다. 이 지사를 비판하며 부인과 장모의 비리 논란에 휩싸인 경쟁자 윤 전 총장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두고 “이 지사가 뭐라고 감언이설을 쏟아내도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민심의 판단은 이미 끝난 것”이라고 썼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그 돼지가 바로 이 지사”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국민의힘이 대장동 논란과 관련해 “이재명도 공범”이라고 몰아세우자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반박한 적이 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를 “전국을 부동산 개발 부패 떼도둑들로 뉴스를 덮고 있는 대장동 비리의 몸통이자 수괴”라고 칭하며 “한 달 먼저 대장동 비리가 터지거나, 민주당 경선 결선투표가 한 달 뒤에 있다면 민주당 후보는 이 지사가 아니라 다른 후보가 됐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현장 최고위가 열린 광주의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촉구하는 도보 1인시위를 벌였다. ‘성남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거부하는 이가 범인’이라고 쓰인 피켓을 든 이 대표는 “지금 당장 민주당이 특검을 받지 않을 경우 이는 민주당 소속 이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사오입으로 ‘반쪽짜리 후보’”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민주당 내에서 일고 있는 경선 결과에 대한 논란을 두고도 이 지사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이 지사에 밀려 경선에서 탈락한 이낙연 전 대표 측은 경선을 중도포기한 후보의 득표를 당 지도부가 무효로 처리해 이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며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원희룡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엔 민주가 없다. 제2 사사오입으로 ‘반쪽짜리 대선 후보’가 탄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승만 정부 때 개헌안 투표를 하며 의결정족수를 반올림해 강행 처리한 ‘사사오입’ 사건과 비슷하게 이 지사의 승리를 확정지은 경선 표 계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준표 의원도 전날 민주당의 무효표 계산에 대해 “잘못된 계산 방법”이라고 공격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5·18 정신 독점할 자격 있나”


이날 홍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광주 최고위에 앞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최고위에서 지난 7월 5·18민주묘지 참배를 언급하며 “5·18의 정신이 자유민주주의 또 법의 지배라는 정신이라고 보기 때문에 제헌절에 제가 특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 것인데, ‘감히 어디를 오느냐’며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은 제가 쓰다듬고 어루만진 묘비를 물로 씻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러면서 “근데 지금 어떤가. (민주당이) 법과 상식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과연 그 정당이 5·18 정신을 독점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광주 시민들께서 다시 한번 생각달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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