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MZ 양극화..상위 20% 자산 8억, 하위 20%의 35배

임성빈 2021. 10. 1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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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자산 가격이 오르며 청년 세대 안에서도 자산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이른바 '부모 찬스'가 이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30대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1849만원이었다. 1년 전보다 2200만원(7.4%) 증가했다.

전체 평균 자산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주택 등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30대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는 ‘패닉바잉(panic buying)’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49만3570건 가운데 20대 이하(2만9687건)와 30대(12만3908건)가 31.1%를 차지했다.

수도권 상위 20%의 아파트값이 평균 15억원에 근접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구와 서초구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부동산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자산 불평등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20·30대 자산 하위 20%와 상위 20%의 격차는 2019년 33.21배에서 지난해 35.2배로 악화했다. 자산 하위 20%의 지난해 평균 자산은 2473만원으로 전년보다 64만원(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상위 20% 자산은 더 큰 폭으로 늘어 7031만원(8.8%)이 증가한 8억7044만원이었다.

20대와 30대를 나눠보면 20대 가구의 자산 격차가 더 컸다. 상·하위 20% 간의 격차는 38.92배였다. 2019년 33.42배에서 5.5배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하위 20%의 자산(844만원)은 115만원(-11.9%) 감소한 반면, 상위 20%의 자산(3억2855만원)은 817만원(2.5%) 증가한 영향이다. 30대의 상·하위 자산 격차는 23.82배였다.

자산과 달리 소득 격차는 20대가 더 작았다. 지난해 20대 가구 상위 20%의 경상소득은 5262만원, 하위 20%의 경상소득은 2145만원으로 2.45배 격차가 났다. 30대 안에서는 3.05배로 차이가 컸다.

MZ세대(20~30대) 분위별 평균 자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결국 20대 가구의 자산 격차는 일해서 번 돈보다 부모 등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전받은 자본으로 형성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부모 찬스'다.

실제 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 현황 통계를 보면 올해 1~8월 아파트 증여 건수는 5만8298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로 가장 많았다. 집값 상승 기대와 양도보다 낮은 증여세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는데, 법적으론 문제없지만 집값이 뛰고 대출 문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증여받은 자녀들은 손쉽게 내 집을 마련하는 셈이다.


각종 '부모 찬스'에 청년들은 좌절


최근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한 30대 이하 446명 가운데선 부모의 도움으로 고가의 상가 빌딩을 편법 취득하거나 아버지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수억원을 빌려 사업자금으로 쓴 사례 등도 나왔다. 부모로부터 주식을 편법 증여받은 2세 영아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청년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스스로 소득을 창출하고 자산을 축적할 기회가 더 줄었다"며 "이 때문에 상·하위 가구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이어 “교육 등의 기회를 더 공정하게 배분해 개인이 ‘인적 자본’을 쌓고 계층 이동의 가능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물의를 일으킨 각종 ‘부모 찬스’ 소식을 접한 청년들은 박탈감과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김회재 의원은 “부모의 재력에 따라 출발점이 달라지는 불공정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며 “양극화 해소를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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