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뷰] 배터리 쓸어담는 美, 가격도 끌어올린다

최대열 2021. 10. 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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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미국이 수입하는 배터리 물량은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하는 미국 무역통계를 보면, 미국 내 수입된 리튬이온배터리는 올 들어 8월까지 50억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여기에 미국 내 값싼 중국산 배터리 수입이 늘어난데다 고가형 제품을 주로 만드는 한국 배터리 메이커 역시 값싼 소재비중을 늘리면서 가격을 낮췄는데도 수입단가가 오른 점은 단순한 일회성 현상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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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배터리 1~8월 수입액, 지난해 1년치 넘어서
전기차 생산 늘어 韓中日 모두 대미 수출 급증
수년째 이어진 배터리 가격 하락세 제동
미국 루시드모터스 공장에서 조립중인 전기차<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올 들어 미국이 수입하는 배터리 물량은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하는 미국 무역통계를 보면, 미국 내 수입된 리튬이온배터리는 올 들어 8월까지 50억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한 해의 3분의 1가량이 남은 시점에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액(47억3700만달러)을 넘어섰다.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이 80% 가까이 늘어난 것을 비롯해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도 두배가량 증가했다. 헝가리·말레이시아·폴란드 등 한국의 배터리 3사가 공장을 가동중인 나라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미국 내 배터리 수입이 늘어난 건 전기차 보급이 빨라지면서 수요가 증가했는데 자국 내 수급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배터리 공장을 갖춘 중국이나 유럽에선 급증하는 배터리 수요를 역내에서 충당할 수 있는데 미국은 그렇지 못하다.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모두 최다 수출국은 최근 2~3년 사이 모두 미국으로 바뀌었다.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의 루즈 전기차센터에 픽업트럭에 들어갈 배터리가 놓여 있다. 기존 세단형 전기차에 비해 두배가량 많은 배터리가 들어간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지 수요많은 픽업트럭, 잇따라 전기차 출시
"美, 배터리 수급난 당분간 이어질듯"

미국의 리튬이온배터리 수입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건 현지 전기차 시장 특성과도 맞물린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한다. 과거 내연기관 중심의 완성차 시장에서도 픽업트럭이나 대형 SUV 등을 중심으로 많이 팔렸는데, 동력계통이 바뀐 전기차 역시 대형 차종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인도를 시작한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을 비롯해 테슬라·포드·GM 등은 내년, 후년까지 잇따라 픽업트럭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픽업트럭은 커다란 차체와 무게, 용도 등 다양한 이유로 다량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포드가 최근 시범생산하고 있는 전기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경우 기본모델의 배터리용량이 125㎾h 안팎, 주행거리를 늘린 대용량 모델은 170㎾h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국내 출시된 아이오닉5의 배터리용량이 72㎾h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그간 많이 팔리던 중형 세단급 크기의 전기차에 견줘 배터리를 두배가량 더 쓰는 셈이다. 현지서 가장 먼저 출시된 전기 픽업트럭 리비안 R1T 역시 135㎾h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 미시간주 GM의 글로벌 기술센터에 있는 배터리 연구진<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배터리 가격 하락세 멈추고 반등 조짐

배터리 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지난 수년간 이어져온 가격 하락세도 제동이 걸렸다. 전기차 배터리는 과거에 비해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춘데다 소재 다변화 등 기술발달로 값이 꾸준히 떨어져왔다. 미국이 수입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중량과 수입액을 토대로 계산해보면, 2012년 ㎏당 57달러 선에서 지난해 31달러 수준으로 낮아졌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한때 25달러 안팎으로 떨어졌다가 하반기 들어선 다시 27, 28달러 선으로 반등했다.

월 단위 통계에서 이 정도 가격변동은 수급처 변화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앞으로도 미국 내 배터리 공급부족 현상이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다시 과거처럼 가격이 낮아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최근 미국을 찾은 SK온 경영진은 현지 인터뷰에서 2025년까지 미국 내 배터리 부족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SK온의 현지 조지아공장이 이르면 올 연말께 상업생산에 들어가고 LG와 GM이 첫번째 합작공장 역시 내년 가동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중이나 늘어나는 생산량에 비해 수요가 더 빨리 늘고 있어서다. 여기에 미국 내 값싼 중국산 배터리 수입이 늘어난데다 고가형 제품을 주로 만드는 한국 배터리 메이커 역시 값싼 소재비중을 늘리면서 가격을 낮췄는데도 수입단가가 오른 점은 단순한 일회성 현상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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