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곱씹는다.. 내 삶은 유용했던가

김남중 2021. 10. 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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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한 편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다.

200페이지 분량의 이 얇은 에세이집은 늙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솔직하고 정확한 고백이다.

쓸쓸한 분위기 속에서도 유머러스한 문체와 우아한 사유들이 쾌활하게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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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내가 늙어버린 여름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 지음, 양영란 옮김
김영사, 224쪽, 1만4800원


한 편 한 편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다. 200페이지 분량의 이 얇은 에세이집은 늙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솔직하고 정확한 고백이다. 분위기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쓸쓸한 분위기 속에서도 유머러스한 문체와 우아한 사유들이 쾌활하게 반짝거린다.

“나는 갑작스럽게, 그 여름에 늙음을 보았다. 제일 먼저 나 자신의 늙음을. 그리고 주변 곳곳에 널려 있는 다른 사람들의 늙음을… 이제는 솔직히 고백해야겠다. 지난 몇 해 전부터인가 나는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정말이지 나는 나 자신에 대해 크게 실망하는 중이다.”

저자 쿠르티브롱은 프랑스 출신의 미국인 여성이다. 하버드대, MIT대 등에서 문학을 가르치다 2010년 퇴직했다. 1960∼70년대 미국의 반문화·페미니즘 물결 속에서 대학 시절을 보낸 페미니스트로 2017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선거 참모로도 활동했다.

늙는 것은 겁쟁이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들, 그러니까 남자들이나 젊은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 투명인간이 되었음을 인정해야” 하는 일이다. 여행의 욕망을 떠나보내야 하고 사회 참여에 대한 열정을 놓아야 한다. 오랫동안 미워했던 부모와 헤어진 남편을 이해하게 된다.

노년에 남는 주제들은 무엇일까. 문학, 친구들, 죽음 같은 것들이다. 나의 삶은 유용했던가. 저자는 이 질문을 곱씹고 있다.

“나는 누구에겐가 영감을 주고 그를 도와주었으며 그를 변화하게 했는가. 이 고통스러운 질문엔 물론, 나를 기쁨으로 충만하게 해주는 졸업생들의 이메일 몇 통 외엔 똑 부러지게 구체적인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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