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과학상 받으려면 장수해야겠네?..평균 69세, 연구기간은 19년
![6일을 끝으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모두 가려졌다. 사진은 노벨상 수상자에게 수여하는 메달. [사잔 AP=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0/07/joongang/20211007174119376vhzb.jpg)
지난 5일(현지시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슈쿠로 마나베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1931년에 태어났다. 올해로 만 90세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그를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거론했던 ‘물리학에 기반한 지구온난화 예측’ 연구는 1960년대에 나왔다. 마나베 교수는 활발하게 연구 활동을 펼친 지 50여 년이 지나서야 노벨상을 받은 셈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나베 교수는 노벨상을 받지 못했던 1992년께 “(다른 분야) 동료들은 노벨상을 받았다. 지구 물리학 분야는 노벨상에 선정되지 않는다”며 분을 삼켰다고 한다.
![지난 6일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슈쿠로 마나베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만 90세다. [사진 AP=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10/07/joongang/20211007174120656nvvj.jpg)
노벨과학상 수상자 업적·배경 분석
7일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최근 10년간 노벨상 수상자 79명의 연구 업적과 수상 배경을 분석했더니 수상자의 평균 연령은 69.1세, 수상 계기가 된 논문을 연구한 기간은 평균 19.1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나베 교수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와 비교해 상당히 늦은 나이에 수상한 셈이다.
나이는 전공 분야별로도 엇갈렸다. 최근 10년간 노벨화학상은 모두 60세 이상이 받았고,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는 50~80대였다. 최고령 수상자는 2019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존 굿 이너프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교수다. 올해 99세인 그의 수상 당시 만 97세였다.
이들이 수상과 관련한 연구를 한 기간은 평균 19.1년이었다. 노벨화학상(22년)이 노벨물리학상(16.6년), 노벨생리의학상(18.8년)보다 다소 긴 연구 시간이 필요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노벨상 수상 기간은 분야별 혁신의 속도가 영향을 주는 요인인데, 화학 분야는 다른 학문에 비해 자리가 잡혀 있어서 노벨상 수준의 업적을 내려면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54세 수상이 가장 젊고, 최고령은 97세
이에 비해 물리학은 수상 연령대가 30~70대로 다양했다. 실험을 통해 증명하는 연구에 비해 이론 연구자들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연구를 시작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아마노 히로시 일본 나고야대 교수는 노벨상 수상 시점을 기준으로 가장 젊은 54세에 수상했다. 그는 1986년 밝은 청색을 내는 발광다이오드(LED)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고품질 질화갈륨 결정(結晶)화에 성공했다.
노벨상 수상에는 운도 작용한다. 연구실(랩)과 스승의 영향도 젊은 나이에 노벨상을 받은 배경이다. 노벨상 핵심 연구를 수행한 1986년 아마노는 나고야대 전기·전자공학과 박사 후기과정 학생이었다. 그와 함께 2012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아카사키 이사무 일본 메이조대 종신교수(당시 나고야대 교수)의 랩에서 연구했다. 고(故) 아카사키 교수는 1989년 세계 최초로 밝은 청색을 내는 LED를 개발했다. 덕분에 모든 색을 LED로 구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박사 학위를 마친 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연구 업적을 내놓는 데도 20년 가까이 걸리지만, 이후 실제로 노벨상을 받기까지는 평균 12.7년이 걸렸다. 노벨물리학상의 시차가 가장 길고(15.2년), 노벨생리의학상(12.1년), 노벨화학상(10.9년) 순이었다. “노벨상을 받기 위한 또 하나의 요건은 장수(長壽)”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미국인이 43%…하버드대·막스플랑크 1위
한편 한국연구재단이 지난해까지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624명을 분석했더니 수상자 10명 중 4명(43%)은 미국인이었다. 올해도 7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중 4명이 미국인이었다. 영국(14%)·독일(11%)·프랑스(5%) 등 유럽 국가가 미국 다음이었다. 올해는 독일(2명)·이탈리아(1명)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왔다.
한국은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지만 일본에선 24명(4%)이 받았다. 올해 국적이 일본인인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없다. 다만 마나베 교수는 1931년 일본 에히메현(愛媛県)에서 태어나 도쿄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58년 도미해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 밖에도 중국(3명)·인도(2명)·파키스탄(1명) 등 아시아 국적 과학자가 노벨과학상을 받은 적이 있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아뎀 파타푸티언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과 교수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나 1986년 이민 전까지 베이루트의 아메리칸대에 다녔다.
노벨상 수상자의 소속기관별로는 미국 하버드대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각각 22명으로 최다 수상했다. 이어 미국 스탠퍼드대(19명)·캘리포니아공과대(18명) 순이다. 영국에서 가장 많은 노벨과학상을 배출한 곳은 케임브리지대(16명), 기업 부설 연구소 중 최다 배출 기관은 미국 벨연구소(8명)였다. 프린스턴대(11명)는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영국 옥스퍼드대와 함께 공동 10위로 올라섰다.
조명희 의원은 “노벨과학상 수상자 평균 연령(69세)을 고려하면 65세에 정년 퇴임하는 한국 대학에선 장기 연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장의 성과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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