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 만난 가을
보면 볼수록 시흥은 참 매력적인 곳이다. 오랜 세월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천혜의 자연이 보석처럼 빛이 난다. 시흥의 자연 가운데 갯벌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갯골생태공원이 있다.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골로 옛 염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지금 그곳에 가면 멋진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시흥 갯골생태공원
-위치 경기도 시흥시 동서로 287
-시간 상시 개방
-입장료 무료(주차요금 있음)
-찾아가는 길 서해선 시흥시청역 하차, 5번마을버스 환승 후 갯골생태공원 하차
▶#1 꽃과 풀
가을에 절정을 맞는 꽃들과 풀들은 하나하나가 눈이 부실 만큼 멋지고 아름답다. “아니, 이렇게 멋진 데가 있었어?” 공원으로 들어서면 아름다운 꽃다발로 장식된 아치가 일단 눈길을 끈다. 그곳을 지나면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신비스런 모양의 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코키아’라고도 불리는 동글동글한 모양의 댑싸리다. 댑싸리가 있는 ‘시간의 언덕’을 지나 소금창고가 있는 갯골체험장 쪽으로 걸어가면 절정기를 살짝 지나기 시작한 해바라기와 이제 막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있다. 갯벌의 흔적이 생생한 소금창고 주변으로는 칠면초와 나문재, 퉁퉁마디 같은 염생식물들도 꽃처럼 예쁘게 피어 있다. 갯골생태공원의 핫 스폿인 흔들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갯골과 염전, 갈대숲 등의 체험장은 물론 시흥 갯벌 일대가 한눈에 조망된다. 갯골생태공원과 그 일대가 얼마나 근사한 곳인지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2 산책길
흔들전망대 꼭대기에서 공원을 내려다보면 마치 그림과 같은 멋들어진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그 길 양 옆으로는 사람 키만큼 자란 억새가 가을바람에 흔들리며 가을의 운치를 더해준다. 공원과 그 주변을 즐길 수 있는 길은 모두 4개의 코스. 공원 입구 인포센터에서 시작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인데 짧게는 2.2km에서 길게는 9.4km의 거리로, 30분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시간과 체력을 안배해 적당한 코스를 골라 걸으면 된다. 굳이 코스대로 걷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느 방향으로든 마음 내키는 대로 걸어도 한 시간 정도면 공원을 다 둘러볼 수 있다. 물론 편하게 주저앉아 그냥 쉬고 싶은 곳과 사진을 찍고 싶은 곳이 워낙 많아 한 나절 정도 여유 있게 머물기에도 충분한 곳이다. 공원 주변까지 조금 더 둘러보면 싶다면 늠내길 2코스인 갯골길을 걸으면 된다.
▶#3 갯골
갯벌을 품은 도시 시흥의 갯골은 도시 한복판에서 신비로운 갯벌 생태계를 만나볼 수 있는 내만 갯벌이다. 내륙 깊숙한 곳까지 바닷물길이 들어와 고랑 형태를 이룬다. 그래서 ‘갯벌’ 대신 ‘갯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곳으로 바닷물이 드나들기 때문에 도심 속에서 바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저서생물과 염생식물, 철새들의 서식지로, 자연 생태계의 보고로 불린다. 2012년 이곳이 국가 해양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유다. 갯골생태공원 흔들전망대에 오르면 공원을 둘러싸고 굽이굽이 흐르는 갯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원에서 방산대교까지 이어진 길은 갯골과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길로 시흥 갯벌의 생생한 모습과 멋진 갯골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특히 해질녘의 갯골 풍광은 환상적이다.
[글과 사진 이상호(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99호 (21.10.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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