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극한의 우주를 꿈꿔야 우리도 '우주 선진국' 가능하다
인류의 첫 민간 우주 관광 여행이 지난 7월부터 시작됐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과 미국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서막을 열었다. 이들은 우주의 경계를 향해 1시간 내로 짧은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브랜슨이 세운 우주여행사 버진갤럭틱의 티켓은 25만 달러(약 2억 8700만 원)인데도 이미 600명이 예약했다. 특수 훈련을 받은 비행사가 아니라도 돈만 있으면 우주를 다녀올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호가 인류 최초로 우주로 나간 이후 1969년에는 미국이 달에 사람의 발자취를 남겼다. 그로부터 50여 년 만에 인류는 상상 이상의 기술 발전을 토대로 지구 상공에 국제우주정거장(ISS) 등 크고 작은 수천개 위성이 선회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민간기업의 투자로 우주개발 경쟁은 점점 더 가속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더 적은 비용으로 우주로 휴가를 떠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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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민간 우주관광 시대 열려
우주기술 축적해 계속 도전해야
」
우리는 왜 우주로 가려고 하는가. 인간의 인식과 도전이 지구에만 갇히지 않고 달과 화성, 더 먼 태양계 밖으로, 그리고 우리 은하 바깥까지 뻗어 나가는 것은 인간이 호기심과 욕망을 타고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니까 우리가 사는 지구뿐 아니라 그 너머 우주를 궁금해하고 그곳에 가닿고 싶어한다.
우주탐사란 인류 삶의 영역을 확장하고, 존재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 험난한 여정에 도전한 국가와 국민은 기술과 산업 등 외형적인 발전뿐 아니라 세상과 자연에 대한 인식 수준과 자부심 등 내적으로 성장할 기회도 잡게 된다. 우주는 무한하기에 기회는 미국 등 ‘우주 선진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도 열려 있다.
정부는 기술 선진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과정에서 우주 개발 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임을 인식하고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국 주도 달 탐사 연합체인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했다. 그 일환으로 내년 8월 발사하는 우리 달 궤도선(KPLO)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탑재체를 실을 예정이다. 미국의 민간 달착륙선사업(CLPS)에는 한국의 과학 탑재체를 싣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그뿐 아니라 지난 2010년부터 NASA와 협력해온 태양 물리 분야 프로젝트가 무르익어 2023년에는 함께 제작한 태양관측망원경(CODEX)을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할 예정이다.
달 탐사를 넘어 한국은 지구 중력과 자기장이 미치지 않는 심우주(Deep Space) 공간 탐사도 그리고 있다. 심우주 탐사는 과학기술 역량을 총집결해야 가능하다. 미래 우주기술 확보, 우주자원 활용 등과도 연계돼 있어 독자적인 발사체와 위성기술 확보 이후 우리도 지속해서 도전해야 할 분야다.
순수 우리 기술로 한국형 심우주 탐사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천문연구원과 KAIST 인공위성센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동 연구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3자는 2029년에 지구 근방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소행성 아포피스(Apophis) 탐사 프로젝트 등 우리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우주개발 기술들을 논의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성공하기 위해선 이제껏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많은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필자를 포함한 모든 연구자는 우주의 근원적인 의문에 과학으로 답을 제시해야 하는 어렵고 힘든 숙제 앞에 놓여 있다. 정부·기업·과학자가 한마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국민이 응원하면 우리도 더 넓은 우주로, 우주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영화 ‘인터스텔라’ 속 대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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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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