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굉장히 힘들지만.." 삼성을 이끄는 '공격의 핵' 구자욱
팀 대승을 이끈 구자욱(28·삼성)이 신인 시절 이후 처음 경험하는 순위 싸움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구자욱은 6일 고척 키움전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 1득점 하며 9-3 대승을 이끌었다.
시원한 장타 두 개를 터트렸다. 첫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구자욱은 3회 초 2사 1, 2루에서 키움 선발 투수 안우진을 상대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날렸다. 키움 좌익수 변상권이 원바운드 후 포구를 시도했지만, 실패해 장타로 연결됐다.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발 빠른 구자욱도 3루까지 내달렸다. KBO리그 역대 12번째로 개인 통산 50번째 3루타 고지를 밟았다.
구자욱은 경기 막판 장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7-3으로 앞선 9회 초 2사 만루에서 키움 구원 투수 박승주의 시속 133㎞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익수 방면 2타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그는 경기 뒤 "몸은 굉장히 힘들지만 한 경기 한 경기 굉장히 집중하고 있다"면서 "순위권에 있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이 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은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뒀다. 이날 승리로 LG를 밀어내고 2위로 한 계단 도약했다. 구자욱은 "신인 때 정규시즌 우승이 이제는 기억도 안 난다. 아무것도 모르고 하던 시절"이라며 "순위 싸움이라는 것이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재밌게 경기할 수 있게 만든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신인이던 2015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두산에 1승 4패로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당시 (한국시리즈 우승의) 짜릿한 맛을 못 봤다. 2등이 더 힘들었다"면서 "올해는 우승의 감격을 모두에게 안겨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기록한 50번째 3루타에 대해서 구자욱은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어서 나온 기록"이라며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이어 "20홈런-20도루를 달성해 기분이 좋다기보다 홀가분한 느낌이다.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다면 그건 굉장히 기쁠 것 같다"면서 "개인 홈런 기록 경신도 신경 쓰지 않는다. 경기에서 이겨 포스트시즌을 편하게 준비하는 게 더 크다"고 밝혔다.
1위 KT와 선두 싸움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맞대결 결과에 따라서 역전도 가능하다. 구자욱은 "경쟁팀의 경기를 매일 보고, 경기 도중에도 확인한다"면서 "지난 5년 동안 포스트시즌을 나가지 못한 아쉬움에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척=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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