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도보투쟁, 여론전이라기엔 너무 빨랐다
[박현광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후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도보투쟁을 위해 국회를 나서고 있다. |
ⓒ 국회사진취재단 |
이 대표는 "오늘 길을 걸으며 만난 많은 시민들의 응원으로 화천대유 대장동 특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서대문역까지 이준석 대표에게 직접 악수를 건네거나 격려 인사를 한 시민은 7명에 불과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광화문 근처에서 이준석 대표에 호응한 시민이 8명 늘었다.
6일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촉구하며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여의도역, 공덕역, 광화문역을 거쳐 효자동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2시간 48분 동안 10.6km 도보 행진을 펼친 이 대표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은 이 정도였다.
전날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도보 행진을 '도보투쟁'으로 명명하면서 대대적인 여론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거리에서 큰 호응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 대표와 시민들 사이의 대화의 장이 마련되지도 않았다. 그러기엔 이 대표의 걸음이 너무 빨랐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대장동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도보 투쟁’을 진행하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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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에 대한 새 소식이 쏟아졌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 과정에서 '50억을 받기로 약속한 6명'(권순일·박영수·곽상도·김수남·최재경·홍아무개씨) 명단을 폭로했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캠프는 대장동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민주당의 희한한 분류법"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수사해서 감옥에 넣은 사람이 어떻게 국민의힘 인사라고 할 수 있나"고 반박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가 권순일 대법관 문제를 들고 나오다니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민들은 지금 둘 사이 재판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1번 플레이어'(이재명 후보)를 자유롭게 해준 사람이 국민의힘 인사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성남시의회 의원 대부분이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민주당 지적엔 "자신 있으면 (근거자료를) 들고 나오시든지"라고 받아쳤다.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 50억 원을 두고선 "국민들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대처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대처를 보고 누가 범인인지 판단하실 것"이라며 "이미 누가 '1번 플레이어'로 이 판을 설계했는지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의 도보행진에 대해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코로나 시국에 택할 수 있는 가장 역동적이고, 온건한 투쟁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1야당 대표의 도보투쟁치고 시민의 호응은 기대 이하였다. 특검을 요구하는 도보투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에 자기 당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심을 반박하기에 바빴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대장동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도보 투쟁’을 진행하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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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대장동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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