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화학상, '無독성 화학물질 합성법' 개발 화학자 2명 공동 수상(종합)

김봉수 2021. 10. 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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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
2명 모두 한국에서 근무하거나 공동 연구 경험한 '지한파' 화학자들
노벨위원회 "비대칭 유기 촉매 개발해 화학 물질 합성 신기원 이룩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올해 노벨 화학상은 금속 촉매나 효소없이 화학 물질을 합성할 수 있는 무독성·친환경 비대칭 유기 촉매 기술을 개발한 미국ㆍ독일의 화학자가 차지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 근무한 적이 있고 한국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한 적이 있는 등 '지한파'들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스웨데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6일 오후(현지시간)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를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2000년대 초반 금속ㆍ효소없이 각종 화학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비대칭 유기 촉매 기술을 개발해 제약 산업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위원회는 "두 사람은 분자 구성을 위한 정확하고 새로운 도구인 유기 촉매를 개발한 공로로 수상했다"며 "제약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고 화학을 더 친환경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많은 산업과 과학 연구들은 화학 물질 합성에 의존하고 있다. 배터리, 의약품 개발, 신소재 개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화학물질 합성에는 촉매가 필요하다. 촉매는 최종 산출물의 일부가 되지 않지만 화학 반응을 제어하거나 가속화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는 배기 가스의 독성 물질을 무해한 것으로 전환해 주는 촉매가 있다. 인간의 몸에도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들을 음식물로 부터 분해해 흡후사기 위한 수천개의 촉매들이 존재한다. 이같은 촉매는 화학자들에게 매우 기본적인 도구였다.

문제는 오랫동안 화학자들이 촉매로 사용해 온 금속과 효소의 경우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생리 활성을 위한 의약품을 화학적으로 만들 때 금속을 촉매로 사용한다면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화학계에서는 이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지만 난제로 여겨졌다. 두 수상자는 지난 2000년 각각 금속ㆍ효소 외에 제3의 촉매, 즉 작은 유기 분자물질로 수겅된 '비대칭 유기 촉매'를 개발한 공로로 이번 수상자 명단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이들이 개발한 비대칭 유기 촉매는 안정된 탄소 원자 구조를 갖고 있어 다양한 화학 물질 합성에서의 활용이 가능하다. 또 매우 친환경적이고 생산 비용 또한 저렴해 제약 산업계에서 큰 환영을 받았다.

노벨상위원회는 "2000년 두 사람이 비대칭 유기 촉매 기술을 개발한 후, 이 기술은 수많은 화학 물질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면서 "연구자들이 이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의약품에서 태양전지의 빛을 포착할 수 있는 분자에 이르기까지 보다 효율적으로 합성할 수 있게 돼 인류에게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두 사람이 개발한 비대칭 유기 촉매 기술로 탄행한 의약 물질은 우울증 치료제 '듀록세틴', 당뇨병 치료제 '시타글립틴', 항응고제 '와파린'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두 수상자는 한국과의 인연이 깊은 '지한파'라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리스트 교수는 196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나 1997년 프랑크푸르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느데 2008년 성균관대에서 객원 교수로 잠시 일한 인연이 있다. 맥밀런 교수도 1968년 영국 스코틀랜드 벨실에서 태어났는데, 2016~2017년 서울대 화학부 석좌 교수를 겸임한 적이 있다.

두 과학자는 상금 1000만크로나(약 13억5000만원)를 나눠 받는다. 노벨상은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뜻에 따라 인류 발전에 큰 공헌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권위 있는 상이다.

지난 4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5일 물리학상, 6일 화학상까지 발표됐고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차례로 공개된다. 올해 노벨상 시상식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연말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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