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는 배임 아니고 갈취다, 검찰수사 느낌 안 좋아"

오현석 2021. 10. 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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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대장동 국민의힘 게이트, 열린민주당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열린민주당TV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결국 공공개발을 막은 게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이 민간 개발업자하고 유착돼 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너는 왜 못 뺐었냐’고 한다. 이런 게 명백한 적반하장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오후 열린민주당의 유튜브 방송에서 ‘대장동 논란’에 대해 “황당무계한 일”이라며 말한 내용이다. 이 지사는 특히 “대장동 비리의 설계자는 이재명”이라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 “저는 공공개발이익 환수를 설계한 것이다. 설계의 핵심은 (이익 환수를) 비율이 아닌 고정액으로 한 것과 이른바 ‘먹튀 방지’ 조항을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와 천화동인 등 민간 개발업자들이 가져간 수천억 원 대의 배당금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2018년부터 집값이 폭등했지 않나. 거기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는 도둑들로부터 빼앗아 오는 설계를 한 것이다. 나머지를 먹는 도둑 내부의 분배설계는 (제가 아니라) 자기들이 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지사는 또 “저는 5500억원을 (민간 사업자에게) 뜯었다”며 “저는 (혐의가) 배임이 아니고, 갈취”라고도 했다.

이 지사는 최근 검찰 수사 방향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이 지사는 “원래 부패 사건 수사는 돈 종착지를 먼저 뒤져서 잡고 그 다음에 돈이 왜 생겼느냐로 가는 건데, 뜬금없이 이쪽을 먼저 하고 급하게 그냥 배임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이재명도 그러면 공범 아니냐’는 얘기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느낌은 안 좋은데, 고통은 받더라도 결국은 사필귀정이다. 저는 수없이 당했으니, 포탄이 날아오면 좀 신난다”라고도 했다.


이재명 “열린민주당은 형제 정당”…‘검수완박’엔 입장차

이재명 경기지사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유튜브 방송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현동 기자

열린민주당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날 방송에는 최강욱 대표와 김의겸 의원, 황희석 최고위원 등 열린민주당 지도부가 함께 출연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50억원 리스트는) 수류탄을 자기편에 던진 것”(김 의원), “국민을 개·돼지로 보지 않는 이상 이렇게 억지를 쓸 수 없다”(최 대표)라며 이 지사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 지사 또한 “열린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의 형제 정당이다. 민주당 내 제 지지율보다 열린민주당 당원의 지지도가 더 높아서 큰 힘이 된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열린민주당이 주장하는 강도 높은‘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이 지사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이 지사는 ‘검수완박’ 주장에 대해 “저는 기소권을 가진 검사가 수사를 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경찰에 수사권을 다 주는 것도 여전히 위험하다. 저는 (검찰) 내부적으로 수사·기소를 분리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또 열린민주당이 앞장서서 추진했던 ‘언론재갈법’(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서는 “징벌 배상은 5배보다 화끈하게 해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지사는 “드러내서 대중의 공감을 얻는 정책과, 반드시 해야 하는데 굳이 미리 이야기할 필요 없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며“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는 향후 대선에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협력 방안을 묻는 말에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사실은 한 식구이지 않나”라며 “같이 가면 좋겠다. 그래야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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