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는 배임 아니고 갈취다, 검찰수사 느낌 안 좋아"
“결국 공공개발을 막은 게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이 민간 개발업자하고 유착돼 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너는 왜 못 뺐었냐’고 한다. 이런 게 명백한 적반하장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오후 열린민주당의 유튜브 방송에서 ‘대장동 논란’에 대해 “황당무계한 일”이라며 말한 내용이다. 이 지사는 특히 “대장동 비리의 설계자는 이재명”이라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 “저는 공공개발이익 환수를 설계한 것이다. 설계의 핵심은 (이익 환수를) 비율이 아닌 고정액으로 한 것과 이른바 ‘먹튀 방지’ 조항을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와 천화동인 등 민간 개발업자들이 가져간 수천억 원 대의 배당금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2018년부터 집값이 폭등했지 않나. 거기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는 도둑들로부터 빼앗아 오는 설계를 한 것이다. 나머지를 먹는 도둑 내부의 분배설계는 (제가 아니라) 자기들이 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 지사는 또 “저는 5500억원을 (민간 사업자에게) 뜯었다”며 “저는 (혐의가) 배임이 아니고, 갈취”라고도 했다.
이 지사는 최근 검찰 수사 방향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이 지사는 “원래 부패 사건 수사는 돈 종착지를 먼저 뒤져서 잡고 그 다음에 돈이 왜 생겼느냐로 가는 건데, 뜬금없이 이쪽을 먼저 하고 급하게 그냥 배임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이재명도 그러면 공범 아니냐’는 얘기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느낌은 안 좋은데, 고통은 받더라도 결국은 사필귀정이다. 저는 수없이 당했으니, 포탄이 날아오면 좀 신난다”라고도 했다.
이재명 “열린민주당은 형제 정당”…‘검수완박’엔 입장차
열린민주당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날 방송에는 최강욱 대표와 김의겸 의원, 황희석 최고위원 등 열린민주당 지도부가 함께 출연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50억원 리스트는) 수류탄을 자기편에 던진 것”(김 의원), “국민을 개·돼지로 보지 않는 이상 이렇게 억지를 쓸 수 없다”(최 대표)라며 이 지사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 지사 또한 “열린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의 형제 정당이다. 민주당 내 제 지지율보다 열린민주당 당원의 지지도가 더 높아서 큰 힘이 된다”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열린민주당이 주장하는 강도 높은‘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이 지사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이 지사는 ‘검수완박’ 주장에 대해 “저는 기소권을 가진 검사가 수사를 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경찰에 수사권을 다 주는 것도 여전히 위험하다. 저는 (검찰) 내부적으로 수사·기소를 분리하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또 열린민주당이 앞장서서 추진했던 ‘언론재갈법’(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서는 “징벌 배상은 5배보다 화끈하게 해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지사는 “드러내서 대중의 공감을 얻는 정책과, 반드시 해야 하는데 굳이 미리 이야기할 필요 없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며“전략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는 향후 대선에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협력 방안을 묻는 말에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사실은 한 식구이지 않나”라며 “같이 가면 좋겠다. 그래야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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