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발달 장애인을 보고 묻는다면?

뉴스사천 하병주 2021. 10. 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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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21 쉬운 우리말 쓰기 : 품고 배려하는 말과 글 ⑪

이 기획 보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하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에 선정된 뉴스사천이 경상국립대 국어문화원의 도움으로 진행한다. 여러 사회복지기관의 협조로 그들의 누리집을 더 쉬운 표현으로 바꾸는 방안을 찾는다. <기자말>

[뉴스사천 하병주]

 사천시장애인복지관 전경.
ⓒ 뉴스사천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세상이 복잡·다양해지면서 사회복지 분야도 점점 세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복지의 대상을 가리키거나 부르는 용어가 곧 차별로 인식되기도 한다. 낙인효과처럼 작용한 탓이다. 그러한 사례는 장애인을 부르는 용어에서 자주 엿보인다.

장애인과 장애우

한때는 장애인이란 단어를 조심해서 사용했다.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그들을 규정짓는 듯한 느낌이 강해서였다. 이때는 장애인의 반대말로 정상인을 떠올리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장애인을 좀 더 친근하게 부르는 뜻으로 장애우란 표현이 등장했다. 이 표현에는 장애인을 단지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보기보다 그들에게 연대 의식을 나타내려는 인식이 깔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말에도 '장애는 불쌍하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비장애인의 인식'이 묻어 있다는 비판이 가해지면서 지금은 잘 쓰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은 장애인이라는 표현이 더 많이 쓰인다. '가치 중립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장애인의 반대편에는 비장애인이란 표현이 자리를 잡았다.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웃음거리로 삼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일상에서 자주 쓰는 표현에도 변화가 생겼다. 꿀 먹은 벙어리, 눈뜬장님, 귀머거리 들으나 마나, 절름발이 영어 따위 표현이 사라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벙어리, 장님, 귀머거리, 절름발이는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

이런 단어를 두고 경상국립대 국어문화원은 "이들은 모두 순우리말로, 원래부터 낮잡아 이르는 의미가 담겼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면서 "원래 낮잡아 이르는 의미가 없었던 말이 낮잡는 표현으로 변했다는 점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했다.

나아가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러한 비하 표현은 계속 만들어질 것"이라며 "용어 개선과 함께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귀머거리나 장님을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으로 고쳐 부를 수 있겠으나, 그것 역시 장애인들이 듣고 상처받지 않아야 의미가 있을 거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사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들도 벙어리나 앉은뱅이와 같은 표현을 쓰곤 하지만, 자신을 비하하려 쓴 표현인지 아닌지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을 비하할 의도가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정신질환(자)과 정신장애(인)
 
 사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누리집.
ⓒ 뉴스사천
이어 생각해볼 표현은 정신질환(자)과 정신장애(인)이다. 비슷한 표현으로 정신병자가 있으나, 이는 비하하는 뜻이 강해 요즘은 잘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신질환과 정신장애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질환은 몸의 온갖 병을 의미하고, 장애는 신체 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정신적 장애를 발달장애 또는 정신 질환으로 발생하는 장애로 정의하고 있으며,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정신질환자를 망상, 환각, 사고(思考)나 기분의 장애 등으로 인하여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정신질환에는 현재 병을 앓는 상태란 뜻이, 정신장애에는 병이 오래되어 굳어진 상태란 뜻이 강한 듯하다. 그런데 관련 기관들이 이를 온전히 구분해 쓰는지는 의문이다. 장애인복지관에선 "정신장애를 분류 용어로만 쓸 뿐 실제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사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차계선 기획팀장이 전하는 차별 시선의 회피 방안 한 가지를 소개한다. 어린아이가 발달 장애인을 보고 "저 사람은 어른인데 왜 저렇게 행동해요?"라고 물을 때, 부모가 답하기 좋을 말이란다.

"생각 주머니가 작아서 그래. 몸은 자랐지만 생각 주머니가 어릴 때와 같은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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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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